금융

[동방인] 안용섭 전 금감원 부국장 "금융강의로 제2의 인생 즐겨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19-03-26 07:00:00

37년간 한은·금감원 생활… 퇴임 후 금융전문 강사로 전국 누벼

좌우명 "선한 일을 즐겁게 하자"… 전자금융 시대 강조

금융권 후배들에겐 "디지털 리터러시·소통역량 키워야"

안용섭 전 금감원 부국장이 서민금융연구원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신병근 기자]


소탈했다. 친서민을 강조했다. 금융당국 출신이라 어깨에 힘 좀 들어갔을거란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37년 공직생활을 접고 금융교육 전문가로 제2의 인생을 맞이한 안용섭(63) 전 금융감독원 부국장의 첫 인상이다.

"어제도 경남 합천까지 내려가 전교생 20명 되는 작은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강의하고 왔습니다."

25일 서울 관악구 소재 서민금융연구원에서 만난 안용섭 전 부국장은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 일주일 강의 스케줄이 꽉 찬 노트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은행에서 17년, 금감원에서 20년 동안 보냈을 때보다 요즘이 더 행복하다며 근황을 들려줬다. 

◆후배들 밑으로 재취업…"현장 뛰어야 직성 풀려"

1982년 한은에 입행한 후 1999년부터 금감원 생활을 시작한 안용섭 전 부국장은 '재취업'이란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4년 전 금감원 금융교육국 부국장조사역을 끝으로 금감원을 떠났다. 하지만 그에게 은퇴는 없었다.

이듬해 민원전문역으로 금감원 문을 다시 두드렸다. 부국장까지 올랐던 그가 한참 후배격인 팀장들 밑으로 들어간 경위가 궁금했다.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비정규직 신분의 민원전문역으로 보낸 2년이 이전 직장생활보다 더 보람됐다는 것이다. 

안용섭 전 부국장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보다 실제 현장을 뛰어야 직성이 풀린다"며 "직급상 후배들이 위에 있었지만, 서로 존중했기 때문에 업무상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민원부서에서 근무할 당시 60대 여성고객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여성은 거래은행의 창구직원이 불친절했다는 이유로 그동안의 거래를 끊으려고 했다.

쌓아둔 예금이자까지 포기하려 했었다. 안용섭 전 부국장은 "홧김에 월복리 혜택을 스스로 날리려고 해 그 분을 설득하고 또 설득한 끝에 은행과 의견차를 좁혔고, 무모하게 혜택을 버리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금융교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강단에 선 횟수만 1000회에 달한다. 서민과 취약지역의 학생들, 학부모들 대상의 금융교육을 주로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최초로 인가한 사단법인 금융과행복네트워크의 이사직을 맡고, 서민금융연구원 부원장직도 수락했다.

서민금융 전문가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평생교육사와 신용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서민금융연구원 주관 '서민금융주치의' 시험도 통과했다.

안용섭 전 부국장은 "좌우명 '선한 일을 즐겁게 하자'를 되새기면서 준비했다"며 "교육에서 만큼은 빈부의 격차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민들을 위한 교육을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통령 '금융혁신' 의지 기대…"전자금융 문해력 키워야"

또 안용섭 전 부국장은 최근 금융권과 당국의 최대 과제를 묻자 주저 없이 '규제'와 '전자금융'을 꼽았다.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 최장 4년 간 금융 서비스를 가동할 수 있는 '금융 샌드박스' 실현이 코 앞에 다가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강조한 금융혁신을 뒷받침할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관련법 제개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서민에 대한 '포용금융'의 실질적 구현에 주목한다. 땜질식이 아닌 장기적인 철학을 기반으로 전자금융 관련 문해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마트금융, 전자금융 모두 상통하는 의미로 금융거래의 전자화에 따른 금융편익이 증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면서 진화된 보이스피싱 등 불법 전자금융사기에 대한 대응인식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전자금융교육은 환경적, 학습자별 요구분석에서부터 설계, 교재개발, 실행·평가 순으로 국가 내 혼재돼 있는 금융교육 정책을 체계화시켜는 게 급선무"라며 "학교 내 융합교육은 물론 청소년, 노인, 장애인 대상의 맞춤형 교육 등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용섭 전 부국장은 전자금융교육에 초점을 맞춰 지난달 14일 열린 한국금융교육학회 총회의 발제자로 나선 바 있다. 그는 "상대적으로 금융 상담이 열악한 서민들을 위해 금융기관 차원의 실시간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신용질서가 확보돼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어서다. 아울러 금융권 입사를 희망하는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조언도 전했다.  

그는 "후배들에게도 디지털 리터러시를 키우라 권하고 싶다"며 "소통 역량과 함께 최근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하나같이 강조하는 게 전자금융 분야"라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SNS를 얼마나 자주 이용하느냐보다 은행영업에서 오프라인보다 SNS마케팅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등 실무와 관련 있는 공부를 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안용섭 전 금융감독원 부국장 이력
=1957년 2월 전북 군산 출생. 중앙대 법대 학사·핀란드 알토大 MBA.
=1982~1998년 한국은행 검사3국·검사4국 검사역.
=1999~2015년 금융감독원 총괄조정국 수석조사역, 전주출장소장, 금융교육국 부국장.
=2016~2017년 (재취업)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 민원전문역.
=2015~2018년 한국사이버외대 회계학과 외래교수.
=현재 서민금융연구원 부원장,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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