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

"빚은 곧 질병, 혼자 앓지 말고 '희만사' 찾으세요"

신병근 기자2019-04-24 08:00:00
김희철 희망만드는사람들 대표이사, 30년 뱅커 경력 '상담의 달인' '극단적 선택' 부채 허덕이는 중산층 다수… 정확한 진단이 최우선 1만7000명 빚 고민 해결… "한 번에 한 사람만 껴안을 수 있어"

24일 만난 희망만드는사람들 김희철 대표가 부채상담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신병근 기자]

[데일리동방] "빚 문제는 하나의 질병입니다. 치료를 위한 병원이 필요한 이유죠."

누구나 살면서 빚을 진다. 어떤 이는 극복하지만, 어떤 이는 굴복한다.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일수록 빚의 무게는 더욱 무겁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도 있다.

24일 아주경제 데일리동방과의 인터뷰에서 김희철(64) 희망만드는사람들 대표이사는 "빚이란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딱 한 번만 찾아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상담으로 충분히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 30년 뱅커 경력 밑거름…"마음의 빚에서 희망의 빛으로"

지난해 9월 40대 후반 한 남성이 김희철 대표를 찾았다. 당시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다 주식으로 3억원의 빚을 진 이 남성은 끝내 삶을 포기했다. 생사의 기로에서 죽음을 선택한 거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응급실로 실려온 그가 김희철 대표를 만났다.

"아내와 재무상태를 공유하지 않은 채 주식을 했으니 빚을 진 충격은 더욱 컸을 겁니다. 삶의 의욕이 없던 그에게 '워크아웃' 제도를 소개했고, 재활의지를 심어줬어요. 30분만에 퇴원했지요."

5년 전 여름, 남편과의 불화와 쌓여가는 빚 때문에 강에 투신하려던 50대 여성도 희망만드는사람들을 찾은 뒤 새 삶을 찾았다. 그는 자녀들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터에 나갔다. 하지만 갑작스런 부상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부채 탕감은 더욱 어려워졌다.

마지막 심정으로 희망만드는사람들에 전화를 걸었다. 김희철 대표는 남편과의 대화를 이끌었고, 타협점을 찾아 부부가 함께 빚을 갚아가는 발판을 다져줬다.

희망만드는사람들이 10년째 운영되는 동안 1만7000여명이 상담을 받았다. 김희철 대표는 "상담은 단순한 컨설팅이 아니라, 카운셀링과 코칭까지 있어야 한다"며 "상대방과 동등한 눈높이로 공감해주는 것에서부터 상담은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상담의 달인'으로 만든 밑거름으로 30년 은행원 경력을 꼽았다. 1981년 외환은행을 시작으로 하나은행, 대구은행을 거쳤고 경력의 절반 이상을 PB(개인 은행업무)로 활동했다. 특유의 유머와 긍정 에너지는 골수팬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대구은행 부행장까지 오른 뒤에도 종종 주요 고객들을 직접 상담했다. 높은 자리에서 보고를 받기 보다는 직접 재무상담을 하는 게 적성에 맞았다고 한다.

김희철 대표는 "마음의 빚을 졌던 사람들, 특히 빚에 허덕이는 중산층이 늘어가는 것을 볼 때마다 사회구조적 문제를 절실히 느꼈다"며 "상황을 막론하고 어둠에서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다는 걸 지금까지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담의 달인'이라 불리는 김희철 대표. 그는 최근 빚 문제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중산층이 늘고 있다며 질병과 같은 빚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신병근 기자]

◆ 국제금융·사회복지 전공 '준비된 달인'…전국 강의요청 쇄도

'상담의 달인'이란 별명이 그냥 생긴게 아니다. 대학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국제금융과 사회복지를 각각 전공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자격증과 마케팅 강사로도 활동했다.

한국FP협회 이사로 노후준비에 대해 강연했고, 부자들과의 관계를 토대로 한 부자학 강의는 대학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의 남다른 공감 능력은 지점장 때의 일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94년 하나은행 일원동 지점장을 지낼 때다. 고객 마케팅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자 김희철 대표는 '히든 카드'를 꺼냈다. 고교 시절 밴드부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묵혀둔 색소폰을 찾았다.

당시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서 배우 차인표의 색소폰 연기가 여심을 사로잡던 때다. 자칭 '일원동 차인표'가 숨겨둔 실력을 뽐냈다. 강의 내용도 호평을 받자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대학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강의 요청이 잇달았다.

김희철 대표는 "직접 겪은 경험을 소재로 강의하면 참석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정확한 진단이 수반되는 개인 상담과 달리 다수를 위한 강연에서는 일종의 콘서트라 여기고 즐거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더 테레사의 언급처럼 희망을만드는사람들 역시 '한 번에 한 사람만을 껴안을 수 있다'는 일념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다"며 "몰핀과 같은 환각제로 눈앞의 문제만 해결할 것이 아니라 저축까지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희철 희망 만드는 사람들 대표이사는?
=1956년 5월 5일 출생
=경복고-한국외대 영어과(학사)-서강대 국제경영학·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이상 석사) 졸업
=1981~1991년 외환은행 해외송금 등 담당
=1991~2002년 하나은행 일원동·압구정동 지점장, PB사업부장
=2002~2007년 외환은행 PB사업 담당
=2008~2011년 대구은행 부행장
=2011~2017년 국제자산신탁 감사위원장
=2012년~현재 희망만드는사람들 대표이사, 서민금융연구원 수석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