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승계 진행중인 재벌가

승계위해 분할ㆍ합병…편법 논란 탈피 과제

이범종 기자2019-06-18 10:11:00
[승계 앞둔 후계자 下] 한화ㆍCJ
[데일리동방] ◆경영 승계 움직임은 기업의 크고 작은 고비마다 주목받곤 한다. 특히 기업의 행보 곳곳에 승계가 거론되다 보니 재벌가 3세들을 향한 세간의 관심은 끊이지 않는다. 데일리동방은 '총수인듯 총수아닌 후계자들'에 이어 아직 후계자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재벌가의 모습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재벌 3세 경영 승계 과정에서 편법 논란이 제기되기도 한다. 총수 자녀들은 상속세 감당에 필요한 자금 확보가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규제를 따르면서 경영승계 작업을 챙기려다 보니 간접 지배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왼쪽)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오른쪽)가 1월 23일 다보스 포럼에서 싱가포르 경제개발청 배 스완 진(Beh Swan Gin) 회장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의 사명을 논의했다. [사진=한화그룹 제공]

◇한화: 삼형제 강점 승계, 간접 지배 비판도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 일가가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한화가(家) 형제들의 한화 지분 규모는 장남・차남・삼남 순이다. 경영 승계에 힘이 실리는 순서 역시 마찬가지로 풀이된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지분은 아버지 김승연 회장(22.65%) 다음으로 높은 4.44%다.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셋째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은 각각 1.67%씩을 갖고 있다.

지주사 역할을 하는 에이치솔루션은 100% 삼형제 소유지만 장남 지분이 제일 많다. 김동관 전무가 50%, 김동원 상무와 김동선 전 차장이 각각 25%로 형제 간 지분 비율이 한화와 비슷하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율 39.16%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 주식 50%를 확보해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이밖에 한화큐셀 앤드 첨단소재 지분은 한화케미칼이 100%를, 한화케미칼은 한화 지분이 36.88%다.

한화 3세 승계 핵심은 에이치솔루션이다. 한화는 옛 한화S&C의 SI(네트워크 구축과 소프트웨어 개발) 부분을 분리해 지난해 한화시스템과 합병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 14.49%를 갖고 있다. 합병 뒤 지분율 26.06% 일부를 스틱컨소시엄에 매각해서다. 총수 일가 지분 20%가 넘는 비상장사는 공정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간접 지배라는 비판이 나왔다.

2020년으로 예상되는 한화시스템 기업공개는 지분을 가진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지주사 한화와 합병하면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당초 한화 승계 밑그림은 장남 김동관 전무가 태양광과 방산사업, 둘째 김동원 상무는 생명과 손해보험 등 금융업, 셋째 김동선 전 차장은 건설과 백화점사업을 물려받는 구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동선 전 차장은 2017년 친목 모임에서 변호사를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경영에 적극 참여하는 장남과 차남은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주요 인사들과 세계 경제 전망과 투자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김동원 상무는 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머니2020 아시아’ 컨퍼런스에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태국 최대그룹 CP그룹 등과 협업을 논의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4차산업혁명을 절박하게 맞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신년사를 실천하며 승계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선호 제일제당 부장. [사진제공=CJ그룹]

◇CJ: 일선에 나선 남매, 올리브네트웍스 논란 부담

CJ 이재현 회장은 슬하에 이경후 CJ ENM 상무와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을 두고 있다. 남매의 지분율은 경영권 승계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선호 부장은 지분율 17.97%로 이경후 상무(6.91%)보다 두 배 넘는 주식을 갖고 있다. CJ E&M(0.5%)과 C&I레저산업(51%) 지분 역시 이 상무(E&M 0.2%, 레저 24%)의 두 배 수준이다. CJ는 4월 올리브네트웍스를 IT와 헬스&뷰티로 나눠 IT를 CJ에 편입했다. 이를 두고 경영권 승계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향후 이재현・이미경 남매 경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우선 이 부장은 뚜렷한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막대한 상속세도 과제다. 이재현 회장의 CJ 지분은 42.07%로 증여세가 수천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선호 부장이 주식의 절반을 가진 C&I레저산업은 지분 가치가 높지 않아 자금 확보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한 편법 승계 논란도 부담이다. 참여연대는 6일 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과 주식교환으로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의 CJ 지분율이 각각 0%에서 2.8%, 1.13%에서 1.2%로 오른 과정이 세금 없는 편법 승계라고 비판했다. 또한 CJ와 IT 부문 주식 교환 비율도 공정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올리브영 사업부문 영업이익이 전체 88.8%를 차지하는데도 IT와 올리브영 분할비율을 0.45 대 0.55로 맞춰 IT 주식을 고평가해 총수일가의 CJ 자사주 확보에 활용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