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닥치고 소비자보호] 보험 불완전판매 갈수록 태산...근본 대책은 먼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혜지 기자
2019-07-10 07:00:00

손보 대형사·생보 중소형사 많이 발생...손보 질병·생보 종신보험 중심

"설계사 상품교육에 강화해야" "소비자 스스로도 가입 전 꼼꼼히 점검"

보험상품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설계사 판매 인센티브와 이해상충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 ‘업무용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 A씨는 사고 후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런데 보험사는 기명피보험자의 아들과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가족으로 볼 수 없다면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A씨는 보험설계사로부터 가족운전자 한정운전 특별약관상 ‘가족’의 범위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했다. 결국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중재와 논의, 고민 끝에 해당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 B씨는 보험설계사로부터 7개 보험상품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듣고 가입 서명을 하기로 약속했다. 그렇지만 설계사는 본인 마음대로 임의 서명한 뒤 보험에 가입시켰다. B씨는 콜센터에 계약 해지 및 환불을 요구했으나, 보험사 측은 계약 해지를 계속 미루다 결국 당국에 적발됐다.

보험은 금융소비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금융상품 중 하나다. 보험 하나 정도는 가입해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다. 그렇다보니 이런 금융소비자들의 생각을 악용해 막무가내로 보험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금융당국도 보험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근절하긴 쉽지 않다. 보험 가입자 스스로 꼼꼼히 따져보며 상품에 가입할 필요도 있다. 물론 이에 앞서 보험사와 설계사가 정도 영업을 해야겠다.

◆손보 대형사·생보 중소형사에서 불완전판매 많아 

10일 손해보험·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손해보험에 가입하고 보험사의 설명 불이행 등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은 건수는 총 1만2633건, 생명보험의 경우 6711건이다.

특히 불완전판매는 대형 손보사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별 불완전판매 건수를 보면 메리츠화재(2427건), 삼성화재(1889건), DB손해보험(1504건), 현대해상(1147건) 순이다. 그만큼 불완전판매 비율(메리츠화재 0.1%, 삼성화재 0.09%, DB손해보험 0.07%, 현대해상 0.06%)도 높았다.


 

2018년 손해보험사 별 불완전판매 건수[자료=손해보험협회]

 

2018년 생명보험사 별 불완전판매 건수[자료=생명보험협회]


이에 비해 생보사의 경우 중소형 보험사에서 불완전판매가 많았다. 회사별로 보면 라이나생명(1059건), KDB생명(855건), 교보생명(573건), 신한생명(498건) 등이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보험 불완전판매 유형은 △상품설명 불충분 △보험금 과소 혹은 과다 지급 △고지 및 통지의무 위반 △보험계약 무효처리 등으로 다양하다. 올해 1분기 발생한 보험 불완전판매 민원 중에선 설명 불충분 등 모집 관련 유형이 2103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손해보험의 경우 소비자의 생명과 직결된 상해보험과 질병관련 보험에 집중됐다. 실제 지난해 15개 주요 손보사 상품 중 불완전판매 건수가 가장 많았던 상품은 질병보험과 상해보험으로 각각 6099건, 4364건이나 된다.

같은 기간 생보사 상품 중에선 종신보험(3293건), 변액보험(899건), 연금보험(713건) 순으로 불완전판매가 많았다. 종신보험, 변액보험 등은 비교적 판매자의 수수료율(인센티브)이 높은 편이다. 즉,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면서 불완전판매가 많이 발생한 셈이다.

◆근본적인 대책 찾기 어려워..."인센티브 이해상충 점검"

금융당국도 보험 불완전판매의 심각성을 알고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금융감독원이 홈쇼핑 채널의 보험 불완전판매를 없애기 위해 경품지급 및 속사포 상품 광고를 금지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또 외부 민간 조사전문업체를 통해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은 변액보험 판매 시 계약자 정보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보험계약 성향 진단을 했는지 등 적합성 원칙을 도입한 바 있다.

아울러 신용카드사 소속 보험설계사가 저축성보험 등을 판매하면서 보험계약의 중요사항에 대한 설명을 생략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설명하는 경우를 적발하거나 피해자로부터 신고받아 피해구제 신청방법을 안내했다.

이와 함께 불완전판매율이 1% 이상이면서 불완전판매 건수가 3건 이상인 보험설계사는 완전판매를 위한 집합 교육을 하거나 보험사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물론 근본적인 대책을 찾긴 쉽지 않다. 보험설계사가 의도적으로 설명을 불충분하게 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을 수 있다. 판매자가 상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채 판매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 설계사나 판매자는 보험 판매에 따른 인센티브에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라며 "인센티브 체계가 설계사 이해상충과 관련이 크지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 판매자가 의도적으로 불완전판매를 저지르기보다는 상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잘못 설명했을 수 있다"며 "회사가 마케팅 교육을 잘 시키는데 비해 정작 상품 교육을 충실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 스스로도 주의해야 한다. 금감원 보험검사국 관계자는 "가입 할 보험이 본인의 목적에 부합하는지 미리 꼼꼼히 따지고 생각해봐야 한다"며 "보험은 중도 해지 시 손실이 크므로 계약 기간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본인의 경제상황, 소득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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