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동아일보 기자 장강명의 ‘산 자들’ 외, 취업난과 구조조정 등 한국의 고단함 포착

장빈 기자2019-06-29 00:00:00

[사진=(주)민음사 제공]

▶산 자들(장강명 지음ㅣ(주)민음사 펴냄), “저희도 같이 좀 살면 안 됩니까?”

동아일보 기자에서 작가로 변신한 장강명 신작 ‘산 자들’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산 자들’은 2015∼2019년 여러 문예지서 발표된 10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연작소설이다. 2010년대 한국 사회의 노동·경제 문제를 드러내는 소설들이 각각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 총 3부로 구분돼 리얼하면서도 재치 있게 노동을 그린다.

노동 현장에서의 갈등과 그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핍진하게 드러내며 한국의 비인간적인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비극의 구조를 절묘하게 포착하는 이 작품은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원미동 사람들’ 등 한 시대 서민들이 살아가는 풍경을 다룬 연작소설의 전통을 잇는다. 2010년대 서민들이 살아가는 풍경, 장강명 연작소설 ‘산 자들’에 있다.

발표될 때마다 크고 작은 화제를 모은 각각의 단편 중 일부는 문학상을 수상해 ‘산 자들’은 단행본 출간 전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알바생 자르기’는 젊은작가상을, ‘현수동 빵집 삼국지’는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젊은작가상 심사위원이었던 전성태 소설가는 ‘알바생 자르기’에 대해 “당대의 현실적인 문제를 가감 없이 직입해 실감나게 보여 주는 작품”이라며 “인물이 처해 있는 상황을 다른 측면으로 보게 만드는 구성이 소설의 몰입도와 가독성을 높이고 주제도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수록된 작품 전반의 특징이기도 하다. 각각의 작품은 균형 잡힌 시선으로 비극의 본질을 꿰뚫는다.

현대사회의 적은 거대하지만 흐릿하다. 도처에 있지만 너무나 복잡해 본질을 파악하기 힘들다. 과거의 현실 참여적 소설들에 저항해야 할 대상이 분명히 있었다면 현대의 소설들에는 저항해야 할 대상이 분명치 않다. 이론과 합리주의의 탈을 쓰고 곳곳에 숨어든 적을 식별하기란 어려운 일이 됐다.

‘산 자들’에 수록된 10편의 이야기들은 우리 삶의 현장에서 익숙하게 발생하는 일화를 발췌해 거대하고 흐릿한 적의 실체를 또렷하게 보여 준다. 오늘날 한국의 노동 현실을 알고자 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가 장강명 연작소설 ‘산 자들’이다.

‘산 자들’은 취업, 해고, 구조조정, 자영업, 재건축 등을 소재로 한국 사회의 노동 현실과 그러한 현실을 빚어내는 경제 구조를 동시에 보여 준다. 제목인 ‘산 자들’은 수록작 중 ‘공장 밖에서’에서 나오는 표현이다. 파업 중인 공장 옥상에 현수막이 걸려 있고, 현수막에는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해고는 살인이었으므로 해고당한 사람들은 ‘죽은 자’이고 해고자 명단에 오르지 않은 사람들은 ‘산 자’인 셈이다. 그러나 ‘산 자들’ 역시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한국 사회의 억압 구조에 사로잡혀 몸과 마음 모두 옴짝달싹 못한 채 그저 살아만 있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이러한 구조 안에서 가해자나 피해자가 분리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억압하는 양상을 절묘하게 포착한다.

구조조정과 파업, 빵집들의 유혈 경쟁, 재개발과 재건축, 취업난 등 소설이 다루고 있는 소재는 오늘날 일자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보여 준다. 다양한 세대,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누구도 악인이 아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적이 되기도 한다.

공생하거나 상생할 수 없는 무한 경쟁의 구도 안에서 승자 없는 싸움을 계속하지만 정작 그들은 어떤 것도 결정하지 않았고 무엇도 결정할 수 없다. 이 격렬하고도 공허한 싸움이 편편마다 개성적인 인물과 상황을 통해 변주된다. 몰입해서 순식간에 읽고 나면 방금 지나온 곳이 해당 문제의 뇌관이고 폐부였음을 알게 되는 식이다.

장강명 씨는 지난 2002∼2013년 동아일보에서 기자(사회부, 정치부 등)로 근무했다. 이후 동아일보를 퇴사해 전업 소설가로 활동 중이다.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을,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과 오늘의작가상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 ‘호모도미난스’,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과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 논픽션 ‘당선, 합격, 계급’, ‘팔과 다리의 가격’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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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분배(이노우에 도모히로 지음ㅣ여문책 펴냄), AI 시대의 기본소득

이 책은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의 일상화로 노동에서 벗어나게 될 미래사회를 위한 필수조건이자 노동의 소외가 야기하는 근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할 해법인 기본소득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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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그레이(홍동수 지음ㅣ(주)라온아시아 펴냄), 5060이 신나게 노는 36가지 방법

이 책은 노인들을 위한 조금 특별한 여가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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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회적 가족(미셸 바렛 메리 맥킨토시 지음ㅣ나름북스 펴냄), 가족의 반사회성 폭로한 페미니즘 고전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가족의 ‘반사회성’을 여실히 폭로한 페미니즘 고전이 한국에서 37년 만에 원제 그대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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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선언서총람[보급판](안모세 편저ㅣ위드라인 펴냄), 독립선언서 22편 수록

이 책은 1919년 3·1 운동을 기점으로 전후 선포된 독립선언서 17편과 이에 버금가는 5편의 문서를 포함해 총 22편의 선언서류를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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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 몰래 하는 직장인 경매의 기술(조장현 지음ㅣ페이퍼로드 펴냄), 초수를 고수로 이끄는 친절한 경매 사용설명서

이 책은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짧아지는데 살아갈 날은 길어지는 불안의 시대를 경매로 돌파하는 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