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도 적자 예상…대형마트, 구조조정 선택 아닌 필수

견다희 기자2019-07-31 07:27:00
리스 관련 새 회계기준ㆍ공시지가 상승에 종부세 부담↑ 빅3, 리츠로 부진점포 정리·자금 마련…온라인사업 강화
[데일리동방]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유통업계가 벼랑 끝에 섰다. 유통업계와 증권가의 국내 대형마트 2분기 실적이 비관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정부 출점규제, 일본 불매운동, 리스 관련 새 회계기준 등으로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그 중 가장 주효했던 것은 리스 회계기준이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의 부채비율과 세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제 대형마트의 사업 구조조정과 리츠(REITs · 부동산투자신탁)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사진=이마트 제공]

◆ 이마트, 사상 첫 분기적자…자산유동화 검토

이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1위로 줄곧 흑자를 기록한 기업이다. 그러나 이마트가 이번 2분기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은 유통업계의 큰 이슈로 떠올랐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IMF 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분기 적자를 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2분기 적자 규모는 약 47억~105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전국 142개 점포 대부분이 자체 소유 부동산인 이마트의 종합부동산세 납부 부담이 커진 것도 영업실적 악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마트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일렉트로마트·삐에로쑈핑 등의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부츠를 비롯한 일부 매장은 몸집을 줄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리츠 상장을 통해 이마트 자가점포를 활용한 자산유동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제공]


◆ 롯데마트, 온라인 투자 위해 10곳 점포 처분

지난 1분기 194억원 흑자를 기록한 롯데마트도 2분기에는 업황 부진과 온·오프라인 간 출혈경쟁 등의 여파로 250억~3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마트는 의왕, 김해점 등 부진한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다. 반면 잘되는 매장은 지역 상권 특성을 반영한 체험형 매장으로 강화시켜 고객을 끌겠다는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더불어 온·오프라인 채널 간 시너지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롯데는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불황으로 현금창출이 어려워지자 부동산 유동화에 나섰다.

롯데쇼핑의 현금창출 능력은 9986억원으로 지난 2013년(1조8176억원)과 비교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온라인사업 투자에 계획한 3조원 마련이 어려워지자 백화점 4곳, 아울렛 2곳, 마트 4곳 등 총 10곳의 점포를 처분해 1조63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 홈플러스, 리츠 상장 무산에 자금조달 차질

홈플러스의 경우 비상장이기 때문에 분기 실적을 공개할 의무가 없어 정확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대형마트 빅3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홈플러스도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장기 불황에 홈플러스도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기존 영업점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삼아 유동성을 확보하고 신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리츠 상장 무산으로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긴 홈플러스는 보유자산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

홈플러스는 올해 1월 인천 무의도 소재 연수원인 '홈플러스 아카데미'를 SK이노베이션에 매각(1154억원)했고 단기운용해온 15억원 규모 금융상품도 처분했다. 모회사인 홈플러스스토어즈에 대한 중간 배당도 철회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에 경남 동김해점과 부천 중동점 등 2곳을 매각한데 이어 올 들어 점포 14곳을 세일앤리스백(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 등을 다른 기업에 매각하고 이를 다시 빌려 이용하는 것) 방식으로 매각했다. 최근에는 강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본사 주차장을 CGV 등촌점과 공유하는 등 다양한 수익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 440억원 수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올상반기 296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서 확보한 자금으로 전국 140곳 점포에 물류기능 장착과 풀필먼트센터, 스페셜 매장을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 리츠는 만병통치약?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도·소매업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11%포인트 증가했다. 영구채와 같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채비율도 크게 올라갔다. 지난 4월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이마트의 올 상반기 리스부채는 지난해 말보다 4925% 늘었다.

이전 리스 회계기준에서는 유통기업이 매장을 빌릴 때 단순 임대차 계약으로 보고 임대료만 재무제표에 비용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새 회계기준에서는 매장을 빌린 업체가 리스 자산과 부채를 재무제표에 인식한다. 자산이 별로 없고 매장 임대가 많은 도·소매업체의 부채비율이 크게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정부에 내야하는 각종 세금도 함께 크게 늘었다. 대표적인 유통기업인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이 올해 내야하는 세금은 작년보다 300억~400억원 더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마트나 백화점은 안정적 운영을 위해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공시지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종합부동산세도 크게 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대형마트 빅3가 공통적으로 위기극복 전략으로 삼은 것은 바로 ‘리츠’다. 최근 정부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리츠산업은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부동산 공시지가 상승으로 금액이 오른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낮출 수 있다”며 “전국 주요 거점에 다수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 신세계의 경우 올 2분기 종부세만 각각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연간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형마트에게 100억원은 적은 금액일 수 있지만 흑자와 적자의 경계를 나누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채널 불황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라며 “묶여있는 부동산 자산을 현금화 해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어 효율화 측면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