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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분양가 상한제’ 선택 여지 남겼다

이성규 기자2019-09-02 18:30:04
경제활력 제고는 제 1원칙...넉넉치 않은 시간, 고심 가중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기획재정부]

[데일리동방]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놓고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의견이 대립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부처간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시행과 시기를 정하기 앞서 관련부처·당정협의를 통해 의견이 통일되는 구조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장이 다르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 장관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정책 활용은 생각하지 않는 반면 홍 부총리는 향후 경기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경제활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홍 부총리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선택의 여지’로 남겼다고 볼 수 있다.

오는 10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 초 시행령이 발효된다고 해서 바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독자적으로 판단하는 문제가 아닌 홍 부총리가 주관하는 관계 장관회의에서 논의되는 사안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국토부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 당시 ‘10월 초 공포·시행’를 강조했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유보를 시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토부와 기재부간 대립은 물론 시장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도 김 장관이 독단으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관련 안건을 상정할 가능성은 없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럼에도 두 부처간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는 김 장관과 홍 부총리는 경제를 보는 시각에서부터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부동산 정책을 활용한 경제활성화 정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강행’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홍 부총리는 시행 이후 경기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중이다. 무엇을 우선 순위에 두는지 여부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홍 부총리는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경제활력 제고’를 강조했다. 예산의 61%를 상반기에 조기집행하고 공공기관 투자도 9조5000억원으로 늘렸다. 이뿐만 아니라 데이터, 인공지능(AI), 5G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 활성화 방안도 내놨다.

그러나 성과는 좋지 못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0.4%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내외 문제가 산적한 것은 사실이지만 홍 부총리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다.

홍 부총리는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에서 모두 활동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기획재정부에서 복권위원회 사무처장, 대변인 정책조정국장 등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전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출범 후에는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과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경제정책수석 비서관실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다.

홍 부총리가 걸어온 자취와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고려하면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이 겹치면서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운 상황이다.

그러나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은 것은 아니다. 홍 부총리 발언이 국토부와의 대립각이라는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명확하지 않는 메시지는 시장 혼란만 부추기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두고 ‘선택의 여지’는 남겼지만 홍 부총리는 ‘결정’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다고 볼 수 있다. 경제 수장으로서 산적한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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