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흥행 부진 예고...산은의 각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19-09-04 14:24:00

가격 부담 방증, 매수자 우위 시장 조성...매각가 조정·분리매각 ‘카드’ 주목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그동안 거론됐던 주요 대그룹은 없었다. 최종적으로 애경그룹, KCGI,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등 3곳이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자금조달력을 감안하면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유일한’ 유력 후보다. 흥행 부진에 이어 유찰 가능성도 거론된다.

산업은행은 채권단인 만큼 인수가격이 낮아지는 데 부담은 없다. 다만 장기전으로 진행되면 채권 등 자금회수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다. 연내 매각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는 이유다.

예비 입찰 결과 매각가가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역설적으로는 이전부터 언급됐던 분리매각과 함께 가격 조정이라는 매각을 위한 ‘카드’가 생겼다. 향후 인수자들에게 ‘당근’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참여한 곳은 애경그룹, KCGI,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다. 막판에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뛰어들면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었지만 그간 거론됐던 SK, 한화, GS 등 주요 대그룹은 빠졌다.

IB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면서도 “주체별 자금조달력을 감안하면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현재는 사실상 유일한 인수 후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몸값이 비싸다는 평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매각가는 기대치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지원을 위해 영구전환사채(CB) 5000억원을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영구채에서 영구CB로 전환한 이유로 연내 매각 실패 가능성을 지목한다. 인수전이 흥행한다면 안정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실패시에는 주식으로 전환해 딜(deal)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예비입찰 결과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단순 참여자 수 문제만은 아니다. 경영 개선을 위해 전략적투자자(SI)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도 크게 부합하지 못했다. 양적, 질적으로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 오는 10일로 예상되는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 발표 전까지 추가 참여를 열어둘 수밖에 없다.

인수자 입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업이란 특수성이 매력적이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가를 약 1조5000억~2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항공업은 허가와 규제 등 상당한 진입장벽이 존재하지만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그만큼 매력적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대형항공사(FSC)와 저가항공사(LCC) 구분이 모호한 상황은 향후 인수자가 최악의 상황에서 분리매각 등을 고려하기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매각가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결국 잠재 인수 참여자들을 막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모든 사안의 중심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같은 매물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통매각 원칙을 고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회장의 발언과 달리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흥행’이란 단어는 꺼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인수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잠재 인수자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이는 분리매각 카드와 함께 인수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이다.

산은은 주채권단이다. 구주가 얼마에 팔릴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매각가가 낮아져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산은 입장에서 중요한 건 채권 등 자금회수다.

IB 관계자는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유일무이한 매물로 평가하면서 높아진 매각가는 인수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금호산업 입장에선 달갑지 않지만 가격이 낮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사실상 산은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분리매각을 하나의 카드로 내밀었지만 이 또한 인수자 입장에서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기대요인”이라며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지만 산은 입장에선 또 하나의 ‘당근’을 준비한 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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