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롯데케미칼 지분인수로 재무부담↑…"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백승룡 기자2019-09-05 16:06:09
부채비율·이중레버리지·순차입금의존도 상승 자회사 수익성 악화…지주사 '구조적 후순위성' 부각 롯데캐피탈 매각이 관건…롯데지주 "결정된 것 없어"

[롯데월드타워.(사진=백승룡 기자)]

[데일리동방]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지분인수에 따른 재무부담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2019 그룹분석보고서'에서 "롯데지주에 대한 장기 신용등급 및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단기간 내 자체 재무부담을 충분히 경감하지 못하거나 자회사의 확대된 재무부담 등으로 지주사로서의 구조적 후순위성을 완화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신용등급이 하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지주의 자체 재무부담은 롯데케미칼 지분인수에 따른 것이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0월 호텔롯데 및 롯데물산으로부터 롯데케미칼 지분 23.2%를 인수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 지분 인수 이전 롯데지주의 부채비율과 이중레버리지, 순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각각 30.4%, 112.9%, 11.0% 수준이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 지분인수 영향으로 올해 6월말 부채비율과 이중레버리지,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73.8%, 161.8%, 32.9%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주력 자회사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이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롯데지주는 구조적 후순위성을 완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구조적 후순위성은 자회사 채권자보다 지주사 채권자가 원금 회수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지주사 실적은 자회사 실적 및 배당에 뒤따르는 성격을 띄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채널의 급성장과 유통채널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적인 저성장 추세 속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주력사업인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슈퍼마켓 부문의 성장세가 모두 막혔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전자제품(하이마트) 사업도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저하가 본격화되고 있다. 롯데쇼핑의 신용도는 이미 지난해 5월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조정된 바 있다.

주요 자회사 중 하나인 롯데쇼핑의 신용도가 하향된 와중에도 롯데지주가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회사채 신용등급은 'AA+/부정적'을 유지했다. 롯데케미칼(AA+/안정적)이 지주사의 핵심 자회사로 부상하면서 롯데지주의 통합기준등급(Threshold)은 하락을 면한 것이다. 롯데케미칼 편입으로 인해 롯데지주 체제 내 매출 및 영업이익 등 수익성이 크게 향상되고 자회사 포트폴리오가 확대된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케미칼도 단기적으로 실적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프타 대비 에틸렌 스프레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서다. 스프레드는 제품가격에서 원료가격을 뺀 수치로, 판매 마진을 나타낸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해 t당 600달러 수준에서 올해 400달러 안팎으로 큰 폭 낮아졌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도 6418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기간(1조3633억원)에 비해 반토막났다.

향후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향방은 계열 금융사 매각에 달려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소유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롯데지주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에 롯데지주는 지난 5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지분매매 계약을 체결, 매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를 통해 롯데지주사가 확보하는 금액은 약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롯데케미칼 지분인수(2조2000억원)에 따른 재무부담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롯데캐피탈을 빠른 시일 내에 적정가격으로 매각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롯데캐피탈 매각은 아직까지 표류상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캐피탈 매각은 아직 검토 중인 사안으로, 지분 처리방안 또는 매각기한 연장 등과 관련해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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