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가을밤, 오페라 유령과 심쿵 데이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전성민 기자
2019-10-15 07:00:00

12월 부산 드림씨어터서 7년 만에 내한 공연

33년간 41개국 17개 언어로 공연 세계가 사랑하는 뮤지컬

프리드 연출 “누적 100만명 넘어선 한국관객에 감사·사랑”

[애절한 사랑을 보여줄 라이언(크리스틴 역)과 록스머스(유령 역) 사진=에스엔코 제공]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1986년 10월9일 영국 웨스트 엔드에서 초연된 이후 33년간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다. ‘오페라의 유령’은 특별한 매력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오는 12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7년 만의 내한 공연을 갖는다. 2005년, 2012년에 이어 세 번째 열리는 내한 공연이다. 지난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만난 3명의 주연 배우들과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음악감독은 부산에서 맞는 12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뮤지컬에 큰 관심이 없어도 ‘오페라의 유령’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전 세계가 이 작품을 사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오페라의 유령’은 41개국 183개 도시에서 17개 언어로 공연됐으며 1억4000만명의 관객을 기록 중이다.

‘유령’은 새로운 이정표를 계속 세워 나가고 있다. 2012년 세계 기네스북에 ‘브로드웨이 사상 최장기 공연’으로 정식 등재된 ‘오페라의 유령’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 엔드에서 동시에 30년 연속 공연된 유일한 작품이다. 지난 4월 22일 브로드웨이에서는 최초로 1만3000회 공연을 돌파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도 ‘오페라의 유령’은 특별하다. 전 세계적으로 60억 달러(약 7조1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E.T’·‘스타워즈’·‘타이타닉’·‘아바타’ 등을 넘어섰다.

프리드 협력 연출은 33년간 작품이 변하지 않은 점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작품이 처음에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된 후 브로드웨이로 넘어갔을 때도 변화가 하나도 없었다. 재연 때 처음에는 이것저것 바꾸는 것을 시도했지만 결국 고치지 않았다. 작품이 ‘나 좀 내버려 둬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만큼 탄탄한 작품이며 지금도 관객들이 사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19세기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유령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다.

어찌 보면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제작진과 배우들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카메론 매킨토시 등 세계적인 거장들이 초연 때부터 제작에 참여했고, 사라 브라이트만은 ‘영원한 크리스틴’으로 남았다.

지난 7월 별세한 뮤지컬의 거장 해럴드 프린스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한 다수의 뮤지컬 명작을 연출하고 토니상을 21번이나 수상한 프린스는 브로드웨이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6년 토니상 특별상인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프리드 협력 연출은 “고인이 되신 프린스 연출님이 안 계셨다면 최고의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프린스 연출님은 전체를 하나로 묶는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하셨다”고 그리워했다.

[록스머스 사진=에스엔코 제공]


‘오페라의 유령’은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작품이다. 내한 공연에서 ‘유령’을 맡은 록스머스는 로이드 웨버 작품에서 여섯 번이나 주역을 맡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25세 때인 2011년 작품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유령 역을 맡은 배우가 첫 공연 후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해, 당시 라울 역을 맡은 록스머스가 대체자로 나섰다. 영어 프로덕션 기준으로 역대 최연소 유령이었다. 그에게 하얀 가면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록스머스는 “유령 역 배우는 모두 어마어마한 부담을 느낀다. 구글에서 다른 배우들의 영상을 찾아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며 “프리드 협력연출님과 음악감독님 덕분에 남을 모방하지 않고 나만의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 작품의 힘이 있기 때문에 진심을 담아 연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2012년 내한 공연에 이어 다시 한국 팬들 앞에 서는 라이언은 “나는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아노 선생님이던 어머니가 이 작품의 넘버(곡)들을 연주해주시던 기억이 생생하다. 크리스틴 역을 맡은 가수 브라이트만의 사진도 집에 걸려있었다. ‘오페라의 유령’ 캐스팅 소식을 듣고는 엄마와 함께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오페라의 유령’을 사랑하는 한국 관객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2001년 국내 라이선스로 초연된 ‘오페라의 유령’은 24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뮤지컬 시장 산업화 시대를 열었으며, 2012년까지 4회 프로덕션으로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프리드 연출은 “한국 관객은 ‘오페라의 유령’과 연애하는 중이다. 우리도 한국 관객들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말했다.

‘오페라의 유령’ 내한투어는 12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시작된다. 이어 2020년 3월부터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석 달간 공연한 후 7월과 8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프리드 연출과 로저스 음악감독. 사진=에스엔코 제공]

[록스머스. 사진=에스엔코 제공]

 

[레이시(라울 역)와 라이언, 록스머스 사진=에스엔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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