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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SNEK] EBITDA가 거짓말을 할 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19-10-23 12:10:32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 글은 금융정보 분석 전문업체 SNEK에 10월 15일 유료로 표출된 글입니다.>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은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에도 꾸준히 제기됐다. 그동안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나갔다. 그만큼 기업들의 가치도 높아졌다. 그러나 '거품'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커졌다. 이를 진단할 수 있는 지표는 사실을 말하고 있을까. 

지난 10년간 트렌드 중 하나는 거의 모든 시장의 평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진시장 및 신흥시장, 주식 및 채권, 공개시장 및 사모시장 등 모든 것의 가격이 상승했다.

사모시장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인용되는 가치평가 지표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다. 이자, 법인세,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아래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EBITDA 배수는 계속해서 고점을 갈아치워 왔으며 2019년 상반기까지 평균 바이아웃 매수는 약 11배의 EBITDA에서 거래됐다.


◆EBITDA란 정확히 무엇일까?

EBITDA는 표준화된 수익 측정 방식으로 자본구조, 법인세 및 비-현금 지출이 서로 다른 회사들을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영업 이외의 차이를 통해 실제 수익 잠재력을 보다 쉽고 의미 있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회사의 부채 상환능력을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출 기관에게도 도움이 된다.

즉 수치가 좋을 경우에만 말이다.

비상장회사는 말 그대로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지 않은 회사이므로 상장회사처럼 규제에 의거해 수익을 보고할 의무가 없다. 때문에 종종 EBITDA가 많은 의심스러운 조정을 거쳐 크게 부풀려지곤 한다.

많은 비상장회사는 계속해서 창업자 소유이며, 창업자는 시장 수준보다 높은 급여를 스스로 가져가고 회사 돈으로 렌터카, 클럽 멤버십, 과도한 여행 및 여가비용 같은 개인 경비를 충당한다. 하지만 창업자가 회사를 팔려고 할 때 회사는 그 비용보다 높은 수익에 가치를 두려고 하기 때문에 조정된 수치를 잠재 인수자에게 제시할 것이다. 회사 수익성이 높아지면 그러한 비용이 정당화되므로 수익 역시 타당해 보인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미래의 잠재력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자 할 때 또는 인수합병(M&A)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비용을 추가하려고 할 때다. 때때로 경영진은 새로운 장비 또는 공장 확장에 대한 투자로 생산능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가정하고 그에 따라 매출도 신장될 것이라 믿게 하고 싶어 한다.

한 마디로 이 지점에서 EBITDA는 경영진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사모 거래 협상의 일부는 적당한 배수가 10배 또는 11배인지가 아니라 실제 정확한 EBITDA 수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사모펀드는 회사를 인수할 때, 예를 들어 실제 수익이 500만달러가 아니라 350만달러 수준이라고 주장하면서 거래에서 이기려고 노력한다. 이것으로만 너무 세게 밀어붙이면 거래가 결렬되기 쉽다.

S&P의 'Leverage Commentary and Data'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신디케이트론(종종 레버리지 바이아웃 거래 자금 조달에 사용되는 대출) 서류 중 43%에 EBITDA가 꾸며져 있었다.


또한 S&P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이 낮은 회사 서류에서는 수치를 얼버무려 놓은 경우가 훨씬 더 많다. B등급 회사가 보고한 EBITDA 중 거의 절반이 꾸며진 것이었다. BB 등급 회사의 경우 꾸밈을 통해 EBITDA가 21%나 과장됐다.

하지만 다수의 비상장회사가 신디케이트론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 대부분의 중규모 시장과 모든 소규모 시장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은 은행 또는 사모 신용펀드에서 맞춤형 대출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경우 추정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대부분 거래에는 어느 정도 EBITDA가 꾸며졌을 가능성이 높다. 20~30% 과장되었다는 것이 합리적인 가정으로 보인다.

만약 사실이라면 사모펀드 거래의 레버리지 수준은 EBITDA 6배가 아니라 7.5배에 가까워지며, 업계 전체 평균도 11.0배가 아니라 12.5배에 가깝다. 평가 수준이 높아진 세상이라 해도 간단한 계산일수록 냉정해야 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찰리 멍거가 말한 것처럼 "EBITDA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허튼' 수익이라는 단어를 바꿔서 생각해야 한다." 어쩌면 이 아주 모호한 지표를 새로운 약어로 부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Entirely Bogus Income, Totally Devoid of Accuracy(완전히 허구이며, 전혀 정확성이 없는 수익)'는 어떨까'

자료 출처: Institutional Investors, "When EBITDA Is Just BS"

기고: ‘피우스&책도둑’ 운영자 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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