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저축은행 서민금융 역할 '톡톡'...금융 사각지대 포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지수 수습기자
2019-11-18 13:00:00

자체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 취약차주 제도권 대출 가능성 증가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은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게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도 없다. 이런 경우 은행에서 저금리 대출을 받진 못하지만, 중금리 대출을 활용하는 게 방법이다.  

대표적 서민 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을 찾는 이유다. 저축은행은 평소 대출을 받기 힘든 취약차주까지 포용하며 '대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18일 데일리동방은 최근 서민금융 시장에서 저축은행의 역할과 성과, 그리고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살펴봤다. 

◆중금리대출 활성화 선도  

저축은행 총여신 60조원 시대가 열렸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바닥을 찍었던 저축은행의 총여신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4년 27조원까지 하락한 저축은행 총여신은 꾸준히 증가해 60조원에 이르고 있다. 여신 고객 수도 전년 189만명에서 올해 6월 기준 203만명으로 늘었다.
 
특히 중금리 대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중금리대출은 가중평균 금리 연 16.0% 이상, 최고금리 연 19.5% 미만의 가계신용대출 상품이다. 정부도 중금리 대출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의 금융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제2금융권의 중금리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등 중금리 대출 활성화 방안을 시행 중이다.

규제 완화에 힘입어 전체 금융권의 중금리 대출은 2017년 3조7378억원에서 지난해 5조9935억원으로 60.3% 늘었다. 특히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은 2017년 8905억원에서 지난해 1조7974억원으로 101.8% 급증했다.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

저축은행은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4등급 이하가 많은 중금리대출 차주의 특성상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CSS 시스템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대량의 정보를 분석하고 고객 신용 등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세밀히 심사할 수 있어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새로운 고객층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일부 저축은행은 CSS 시스템에 비금융 정보를 반영해 신용거래 내역이 부족한 고객도 신용대출을 받도록 했다. 

지금까지 주부나 학생들은 연체 이력이 없어도 금융거래 내역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 시 높은 금리를 적용받아야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저축은행들은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자체 신용평가에 반영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렸다.
 
예컨데 웰컴저축은행은 공공요금이나 통신비 납부내역, 자동차 할부내역 등을 신용평가 시스템에 반영하고 있다. 만약 차주가 일정한 소득이 없는 프리랜서라도 지금까지 연체 없이 꾸준히 통신비, 공공요금 등을 납부해 왔다면 성실성이나 상환 능력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대출 소외계층도 포용

이런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프리랜서나 영세 자영업자, 개인 사업자 등 소득이 일정하지 않거나 증빙이 어려운 금융소비자들도 대출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또 저축은행은 이들을 위한 대출상품도 내놓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페퍼신용대출' 상품을 통해 프리랜서를 포함한 중소기업 직장인 등 1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개인 근로자에게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을 해준다. 아울러 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강화하면서 4~6등급 중신용자 뿐만 아니라 저신용자에게도 조금씩 대출을 늘리고 있다.

따라서 취약차주들이 고금리 대부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제도권 내에서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4월 CSS 시스템 개선 이후 8등급 이하 차주들에 대한 중금리대출을 약 6배 늘렸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8등급 이하 차주들의 비중이 크진 않지만,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비중을 점차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웰컴저축은행도 9~10등급 차주들에게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웰컴뱅크론'의 0.09%는 9~10등급 저신용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저축은행은 저신용자들이 고금리 불법 사금융 등으로 내몰리기 이전에 이를 예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금융 사각지대를 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예적금·대출에 금리혜택
 
저축은행은 비용을 줄여 고객들에게 금리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대출모집인 사용을 최소화하고, 비대면 모바일 자동화 대출 프로세스를 구현하는 등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선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대출 금리를 평균보다 낮춰 서민들이 시중은행과 다시 거래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도 한다"고 평가했다. 예컨데 KB저축은행의 'KB 착한대출' 가중평균금리는 13.75%로, 저축은행 평균 금리인 17.95%보다 4.22% 낮다.
 
이와 반대로 예·적금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높여 서민들의 목돈 마련을 돕고 있다. KB저축은행의 'KB착한누리적금'은 사회적 배려 대상 고객의 목돈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상품이다. 가입 대상은 기초대상수급자와 소년·소녀 가장, 새터민 등 소외계층이다. 

이 상품은 36개월 기준 비대면 가입시 최대 7.0%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 6월 기준 판매 건수는 2858건, 계약 금액은 약 28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부터 판매가 중지됐지만, 추후 다시 판매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도 소외계층을 위한 적금을 내놨다. SBI저축은행 '희망정기적금'은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등을 비롯해 직전 연도 기준 연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저소득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 상품은 12개월 기준 기본이율 2.6%에 우대이율 1.6%를 더해 최고 4.2% 금리를 제공한다.
 
◆부실화 대비는 숙제
 
저축은행은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지만, 부실화 위험을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늘어난 중금리 대출이 향후 부실화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금리 신용대출은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위주로 구성돼 있고,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아 내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부실화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저신용자는 대출을 시도한 기록 자체가 아예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연체 기록이 있는 저신용자에 비해 상환 능력을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저축은행은 신용 정보가 부족한 계층이나 중·저신용자에 관한 빅데이터, 머신러닝을 통한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스신평은 "중금리 신용대출 만기가 대부분 길어 아직 검증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라며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은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경우 일시에 부실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축은행의 저신용자 대출이 이전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이자율과 문턱이 높은 편"이라며 "저신용자의 대출총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면 부실화가 생길 수 있으므로, 건전성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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