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면세점 들고 동대문 진출한 이유는

전성민 기자2019-11-14 00:00:00
동대문 두타면세점 매장 연간 100억원씩 5년간 임차 인테리어와 계산대 등 유형자산 143억원에 인수계약 명품 입점경험 앞세워 고급스러운 ‘동대문면세점’ 예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데일리동방] 첫해를 무사히 넘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두 번째 면세점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남 삼성동에 이어 쇼핑 중심지인 강북 동대문에서 새로운 사업을 그리고 있다.

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권 입찰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전날 두타면세점 부동산과 매장 등 유형자산을 인수하기로 두산과 합의했다. 현대백화점은 취득가액이 618억6500만원이라고 밝혔다.

두타면세점 매장을 1년에 100억원씩 5년 동안 임차하고, 매장 인테리어와 계산대 등 유형자산을 약 14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2016년 5월 동대문 두산타워에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지난 10월 29일 3년5개월여 만에 특허권 반납을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14일 시내면세점 신규 입찰을 마감한다. 입찰에 들어가는 특허권은 서울(3개)·인천(1개)·광주(1개)에 총 5개다. 국내 1·2·3위인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이 입찰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현대백화점이 단독으로 신청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면세점 특허를 취득하면 현재 두타면세점이 있는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임차료를 내고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동대문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생기게 됐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포화 상태다. 중국인 관광객(유커) 감소와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큰 위기도 기회가 될 수 있다. 면세점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규모다. 상품 판매량을 늘리면 상품을 가져오는 비용을 낮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면세점 1개로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복수 면세점이 필요한 이유다. 

두타면세점은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서 매력적인 카드다. 다른 면세점과 달리 심야 영업이 가능하다. 쇼핑 중심이자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라는 동대문이 지닌 상징성과 역사성도 매력 요소다.

두타면세점은 명품 입점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했다. 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해외 유명 브랜드인 구찌·버버리·페라가모 등을 입점시키며 현대백화점이 가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이를 이어간다면 거대한 동대문 쇼핑 상권에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

첫해 거둔 성과도 자신감을 갖게 된 원동력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벌어들인 매출액은 약 6300억원이다. 앞서 목표로 잡았던 5500억원보다 800억원가량 초과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3508억원, 영업손실 43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면세점업계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투자를 선택했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한 걸음씩 걸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도 “규모경제 실현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영업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인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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