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자사주매입…최성원 부회장 지배력 확대 편법?

견다희 기자2019-11-19 12:41:00
지주사체제 변환 시, 사업회사 지분 두배로 늘어 최 회장, 주식교환 통해 지주사 지배력 확대 가능

[사진=광동제약 제공]

[데일리동방] 광동제약이 2004년 처음 자기주식을 취득한 이후 주기적으로 대규모 매입과 처분을 반복하며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 때마다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의 취약한 기업 지배력을 보완할 방법으로 꺼내든 편법 카드로 분석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총 1284만239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최근 3개월 동안 약 71억원 규모(100만주)의 자기주식을 매입하면서 전체 주식 발행량의 24.5%에 이르는 수준으로 보유량을 늘렸다.

광동제약은 자사주 매입 이유를 주주가치 제고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자사주를 사들인 상장사 중 주가 부양효과를 보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아 광동제약 주장에 힘이 빠지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 일정부분 주주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유통주식물량이 감소하면서 주당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문제는 효과가 단기간에 그친다는 점이다. 자사주 발표 매입 후 하루 이틀 정도 반짝 강세를 보인 후 다시 주가가 내려앉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이 오너일가 지배력강화를 위한 작업이라는 것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광동제약 최대주주는 미국 기관투자자인 ‘피델리티 퓨리탄 트러스트’로 지분 10.49%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최성원 부회장이 보유한 광동제약 지분은 6.59%에 그친다. 최 부회장이 재단이사를 맡고 있는 가산문화재단의 광동제약 지분은 5%다. 최 부회장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개인회사로 볼 수 있는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 지분 3.05%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말부터 꾸준히 광동제약 주식을 매입한 덕분이다. 특히 2013년 말 최성원 부회장의 누나 최행선씨가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주식 42만3000주 중 40만주를 팔았는데 이 지분을 26억원(주당 6570원)에 광동생활건강이 매입하면서 최 부회장은 광동제약 지배력을 더욱 확대했다.

그러나 최성원→광동생활건강→광동제약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구축에도 타 오너기업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지배구조가 상당히 취약한 편이다. 특별관계인 지분(9.68%), 광동생활건강 지분(3.05%), 공익법인 가산문화재단 지분(5%) 모두 합쳐도 그의 지분은 17.73%다. 적은 지분으로 경영권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지배구조가 취약한 곳은 기업사냥꾼 먹잇감이 되기 쉽다. 광동제약이 자사주를 늘리고 있지만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적대적 인수합병에서는 힘을 쓸 수 없다.

따라서 광동제약이 자사주를 늘리는 카드를 최 부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이용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호세력에 넘겨 경영권 방어에 활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자사주를 KCC에 매각하면서 엘리엇의 공격을 피한 사례가 있다.

또한 지주회사체제로 변경해 자사주 의결권을 되살리는 방법도 있어 지주사체제 전환에 대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오너 지배력이 약한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등도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지주사(존속법인)와 사업회사(신설법인)로 인적분할을 하면 지주사의 자기주식 지분과 사업회사의 자기주식 지분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인적분할 이후에도 존속법인이 자사주를 들고 있는 것은 신설법인에 대한 지분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도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지분 모두를 들고 주식교환을 통해 지분율을 늘려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주식은 회삿돈으로 사들이지만 인적분할 과정에서 오너일가의 기업지배력 확대돼 승계과정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자사주를 이용해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을 편법으로 보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최성원 부회장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 중 하나로 자사주 활용을 통한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차단겠다는 공약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서도 자사주 의결권 금지, 신주배정 금지 법안이 다수 발의되고 있다. 기업의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분할신주 배정을 금지하고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목적의 자사주 제3자 매각을 금지하는 상법 개정안이 계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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