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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상 촬영은 안돼요”…‘언더쿡’ 논란 맥도날드 주방 가보니

기수정 기자2019-11-20 00:00:00
19일 310개 매장주방 공개…패티온도 태블릿서 실시간 기록·관리 대대적 공개에도 위생·안전 등 이유로 사진·영상촬영 전면 금지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맥도날드 DT점에서 직원이 참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상단 218도, 하단 176도 이상 초고온으로 자동 설정된 그릴을 사용해 패티 조리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제공]


[데일리동방] 한국맥도날드가 19일 전국 310여개 매장 주방을 공개했다. 용혈성요독증후군(HUS‧햄버거병)을 앓고 있는 피해아동 가족과 최근 합의했지만, 곰팡이가 핀 햄버거 사진이 공개되면서 불거진 위생 논란을 누그러트리기 위해서다. 맥도날드는 지난 1~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다.

◆패티 온도 실시간 확인···시스템화된 시설 ‘눈길’

19일 오후 찾은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있는 맥도날드 삼성DT점. 오지숙 점장을 주축으로 한 맥도날드 관계자는 원재료 보관부터 조리에 이르기까지 위생·품질관리 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주방을 둘러보기 전에 손씻기 과정부터 진행됐다. 직원들은 조리가 이뤄지는 주방에서 타이머를 맞춰 놓고 ‘30초 손씻기’를 반복했다. 직원 손씻기 요령은 매장에 있는 화장실에도 붙어 있었다.

손을 씻은 후 식재료가 보관된 2층 원자재실부터 둘러봤다. 냉동·냉장실 앞에는 디지털온도계가 부착돼 온도에 민감한 식재료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상자째로 보관하는 모든 자재는 박스 밀봉 상태로 보관해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했다. 햄버거에 많이 사용되는 양파는 공장에서 세 번 세척을 한 후 진공포장된 상태로 배송·보관돼 있었다. 

앞치마와 위생캡을 착용한 후 1층 주방으로 향했다. 오지숙 점장은 “흰색 위생 장갑은 익힌 제품, 파란색 위생 장갑은 익히기 전 제품을 만질 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교차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기름은 식품위생법에서 정한 3.0 산패기준수치(산가) 기준보다 엄격한 2.5 산가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다. 그는 기름도 거의 매일 교체한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패티 굽는 작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였다. 최근 맥도날드 ‘언더쿡(패티가 덜 익는 현상)’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에 이 부분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 DT점 주방 공개 행사에 참여한 고객과 어린이가 구워진 패티를 맛보고 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제공]


​실제로 빅맥 패티 조리과정을 보니 상당히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관리되고 있었다. 패티 한 묶음이 한 번에 조리돼 패티 중 하나만 덜 익은 상태로 만들어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218도, 176도 이상으로 자동 설정된 그릴에서 패티 여러장이 동시에 위아래로 구워지고 있었다.

직원은 중심 온도를 측정할 때도 패티 전체에 온도계를 꽂은 후 패티 사이 온도까지 측정했다. 맥도날드 측은 패티 중심 온도를 태블릿PC에 실시간으로 자동 기록하는 ‘디지털 푸드 세이프티 시스템’도 이날 공개했다. 직원이 측정한 온도가 태블릿에 자동 전송되며 기록·관리됐다.

기준 온도에 미치지 못할 경우 태블릿에 경고 메시지가 뜨게 되고, 해당 패티는 폐기처분을 한다고 한다. 맥도날드 측은 “기준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해서 패티를 새로 조리해 온도를 측정해야 하고, 기준 온도에 도달해야만 정상 조리를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 맥도날드 삼성DT점 화장실 내부에 부착된 손씻기 요령 가이드. [사진=기수정 기자]


◆주방 내부 사진촬영 금지 아쉬워···신뢰회복 등도 해결해야

하지만 이번 주방공개 행사는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영상은 물론 사진촬영이 금지된 것을 당일에서야 알았기 때문이었다.

매장에 도착한 취재진이 촬영에 대해 논의하자, 맥도날드 직원은 사진이나 영상촬영은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행사 전날까지도 이같은 공지가 없었기 때문에 매장 안에 있던 이들 모두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식자재 보관실부터 주방, 조리 과정 전부를 대대적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던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맥도날드 측은 일반 고객과 형평성을 맞추고, 위생과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금지 이유로 들었다. 이 관계자는 “주방이 협소해 안전문제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이해를 당부했다. 

김기화 맥도날드 상무도 “주방 공개 행사는 분기마다 진행해왔지만, 논란이 있었던 만큼 고객이 직접 보고 확인하길 바라는 마음에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다만 촬영은 힘들다”고 밝혔다.

대규모 행사를 치른 맥도날드가 갈 길은 아직 멀다. ‘고객신뢰 회복’이라는 중요한 해결과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외식산업은 위생 논란에 타격을 가장 많이 받는다.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물론 매출까지 급감할 수 있어서다. 

김 상무는 “햄버거병 관련 재판은 무혐의를 받았지만 소비자 신뢰는 잃었다”고 인정하며 “맥도날드 이미지 제고와 고객신뢰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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