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용진 4.6조 들고 테마파크사업 도전…이번엔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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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2019-11-27 15:50:14

경기침체에 국내외 테마파크 경쟁 치열…투자금 회수 의문

이마트 등 신세계 유통 실적부진 분위기 쇄신 움직임

말아낀 신세계 “아직 밑그림 단계…세부방향 논의 중“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아주경제 DB]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엔 테마파크 사업에 도전한다. 정 부회장은 최근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 현장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첨단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시티와 테마파크를 접목해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10여년간 지지부진했던 이 테마파크 조성사업에 뛰어든 정 부회장 바람대로 글로벌 랜드마크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표류하던 화성 테마파크 참여…롯데월드 32배 규모로 건립

초대형 프로젝트였던 화성 국제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김문수 경기지사 시절인 2007년부터 추진돼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그해 송산그린시티 개발사업 전체를 맡아 개발에 나섰다. 당초 총사업비 9조4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2년 개발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사업은 계속 미뤄졌다.

당시 사업자인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USK)가 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기도 하는 등 조성사업은 두 차례나 무산됐고, 2017년엔 사업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이후에도 사업 정상화를 위해 화성시‧수자원공사와 협의를 지속했고, 이는 대정부 건의까지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2월 정부가 발표한 ‘현장 밀착형 규제혁신 추진방안’에 이 사업이 반영됐고, 올해 2월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활기를 찾았다.
 

신세계그룹이 4조6000여억원을 들여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에 조성할 화성 테마파크 조감도.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는 부동산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신세계프라퍼티를 중심으로 총 4조5693억원을 투자해 송산그린시티 418만㎡(약 127만평) 부지를 개발할 예정이다. 롯데월드보다 32배 큰 크기다.

이마트가 신세계프라퍼티를 완전 자회사로 두고 있고, 신세계건설 지분도 42.7%를 보유 중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 사업은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셈이다.

국제테마파크는 △최신 정보통신(IT)기술이 접목된 놀이기구 중심 어드벤처 월드 △사계절 휴양 워터파크 퍼시픽 오디세이 △화성 공룡알 화석지와 연계한 쥬라지 월드 △장난감과 캐릭터로 꾸민 키즈 파크 브릭&토이킹덤까지 총 네 개 콘셉트로 조성된다. 호텔과 쇼핑몰·워터파크·골프장 등도 들어선다. 연령대를 아우르는 글로벌 복합 테마파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오는 2021년 착공해 2026년 부분개장, 2031년 완전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회사는 테마파크 개장 뒤 11만명 직·간접 고용효과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방문객 수만 연평균 1900만명에 달해 연간 70조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트‧SSG닷컴 부진 속 테마파크 성공 ‘반신반의’

하지만 화성 테마파크 조성사업에 뛰어든 정 부회장을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반신반의’다. 올해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진행한 유통 부문 사업 대부분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올해 초저가 전략을 펼친 이마트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162억원, 별도기준 12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0.3% 감소한 수준이다.

‘제2의 아마존’을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분사한 ‘SSG닷컴’이 올해 상반기에 기록한 누적 영업손실은 227억원, 순손실은 173억원이다. 2016년 매출 1조원를 기록한 트레이더스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올 3분기 매출액은 6264억원으로 지난해 5373억원보다 1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3%나 감소한 159억원에 머물렀다.

여기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관한 화성 테마파크가 얼마나 주목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등 대형 테마파크가 성업 중이다. 오는 2021년에는 중국 베이징 유니버설스튜디오 개장, 2023년엔 일본 디즈니랜드 규모 확장 등이 예정돼 있다.

국내외 방문객 발길을 잡기 위해선 국내 테마파크뿐 아니라 주변국과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정 부회장 공언대로 ‘세상에 없던, 특별한 테마를 가진 곳’으로 조성해 이목을 끌어야만 한다.
 

서울 명동 삐에로쑈핑. [사진= 이마트 제공]


하지만 그가 ‘세상에 없던’을 내세우며 만들었던 잡화점 삐에로쑈핑 등이 표절 시비에 휘말리고, 실적도 기대를 밑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색다른 테마파크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높지 않다.

그렇다면 투자금 회수는 제대로 이뤄질까. 이 역시 의문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3~2018년 이마트에서 1조2000여억원을 지원받고 1조원을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차입하는 방식으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신세계프라퍼티 영업이익은 지난해 108억원, 올해 3분기 98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관점에서 큰 경제효과가 예상되지만 현재 신세계 유통사업 부문 상황이 힘든 만큼 안정성 확보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애초 제시한 총 투입 예산은 2031년 테마파크가 완전 개장할 때까지 드는 부분“이라면서 ”현재 청사진만 제시한 상황이고, 개발 방향 등 세부적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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