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

은행권 역대급 실적… 수익성은 하락세

신병근 기자2019-12-10 06:00:00
3분기 누적순익 국민 2조67억… 신한 1조9763억 시장금리 하락 영향… 5대 은행 NIM 전분기比↓ 대출규제에도 은행 자산증가율 오름세 이어질듯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데일리동방] 올해 은행권은 '역대급 실적'의 연속이었다. 대규모 원금손실 논란이 빚어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 은행별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일회성 이슈를 제외하고는 경상 기준 최대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모두 늘었다. 4분기에도 은행들은 최대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기록 경신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76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9165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그룹과 '리딩뱅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약진은 기대 이상으로 평가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취임 원년인 올해 이자이익, 비이자이익 모두 성장했다. 해외부문에서도 최대 실적을 올렸다. 특히 신한은행은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맞춰 일찌감치 베트남 지역에 진출했고,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현지 영업점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영업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3분기 신한은행은 1.53%를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0.05%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2%로, 전분기 0.50% 대비 소폭 올랐다.

국민은행은 순이익 기준으로 신한은행을 앞섰다. 3분기 국민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2조67억원이다. 은행권 통틀어 유일하게 2조원대를 돌파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2조793억원)에 비해선 순이익이 3.5% 줄었다. 한진중공업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 환입 요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지난해 대비 3.6% 증가했다. 원화 대출금 역시 261조1000억원으로 은행권 최다에 해당한다. 직전 분기보다 0.5% 늘어난 수치다. 국민은행의 3분기 NIM은 1.67%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줄었다. NPL 비율은 0.41%로 0.04%포인트 개선됐다.

허인 행장의 연임 성공으로 실적 경신에 청신호가 켜진 국민은행은 수익성 중심의 영업에 주력하며 NIM 축소를 최대한 방어할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수익성과 함께 우량자산 중심의 성장으로 자산건전성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성규 은행장이 올해 첫 경영 돛을 올린 하나은행도 순항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7913억원으로 지난해(1조7576억)보다 1.92% 늘었다. 1분기에 임금피크 퇴직비용(1260억원)과 원화 약세로 인한 비화폐성 환산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명동사옥 매각이익(3200억원)이 상쇄했다.

3분기 하나은행의 NIM은 1.47%로 전분기 1.54%에 비해 0.07%포인트 떨어졌다. NPL 비율은 0.40%로 전분기보다 0.08%포인트 나아졌다. NIM 하락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은행은 또 지난 8월부터 제기된 DLF 논란과 관련해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자체 진단했다. 따라서 그룹 차원에서 투자금융(IB) 수수료와 퇴직연금 수수료에 중점을 두고 이를 보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2925억원이다. 지난해 1조9034억원까지 올란던 순이익에 비해 대폭 하락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자회사였던 우리카드가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데 따른 회계상 손익이 반영된 일회성 요인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 전체로 봤을 땐 결론적으로 손익 영향이 없다. 우리은행이 순자산 규모 1조7000억원인 우리카드를 지주에 넘길 때 그 가격을 1조1000억원 가량으로 매겨 팔았다. 그리고 그 차액이 중단영업손실에 해당하는 6035억원으로 계산됐다. 지주는 그만큼 이익을 낸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3분기 NIM은 1.40%로 전분기 1.49%에 비해 하락했다. 반면, NPL 비율은 0.41%로 전분기보다 0.02%포인트 개선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량자산 위주의 리스크관리 중시 영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며 "내년에도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은행권 통틀어 압도적인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3분기 누적 1조1922억원까지 끌어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 증가했다. 이자, 비이자이익 모두 성장했고, 충당금 비용 감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기간 농협은행의 NIM은 1.57%로 2분기보다 0.03%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NPL 비율이 나아지면서 NH농협금융지주 전체의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올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돼 시중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여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NIM이 떨어졌다"며 "대손비용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점, 대출채권 증가율, 즉 주요 은행의 자산증가율은 계속 오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금융당국이 대대적인 대출규제에 나섰지만 오히려 은행 대출은 과거에 비해 늘었다"며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우회성 대출'이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