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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자의 뉴스 Q레이션] 달러 운명은 석유시장에서 물어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기자
2019-12-02 17:21:12

- 美, 1949년이래 최초 '원유 순수출국'…중동 의존도 급감

- EIA "중국, 2040년 되기 전 원유 수입량·소비량 모두 美 앞서"

- 영향력 줄어드는 OPEC…사우디, 중국에 '31조' 손 내밀어

- 중-사우디 밀월 관계 깊어질 수록 달러패권 위협...미국 속내는?

석유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지정학적 역학관계가 급변하고 있다.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누르고 원유 생산 및 공급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반면 중국은 원유 수입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했다. 20년 내엔 중국이 수입뿐만 아니라 원유 소비량에 있어서도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는 기축통화 달러의 지위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1974년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과 맺은 이른바 달러협약으로 금태환 중단의 선언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기축통화 달러가 회생했었다. 중국이 석유시장에서의 구매력을 무기로 사우디와 밀월 관계를 형성할 경우 미국 입장에선 패권에 위협을 받게 된다. 석유 자립에 성공한 이후에도 미국이 중동에서 해상패권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석유 시장에서 최대 공급자로 부상한 미국과 최대 소비자로 부상한 중국은 글로벌 패권을 놓고 다툼을 하고 있는 사이다. 석유시장의 판도를 읽으려면 달러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속내를 알아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美, 순수출국 전환…중동 의존도↓

미국이 원유 수입량보다 수출량이 더 많은 '순수출국'이 됐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9월 원유 수입량보다 수출량이 1일당 8만9000배럴 많았다. 미국 정부가 기록을 시작한 1949년 이래 미국이 월간 기준으로 원유 순수출국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셰일혁명'을 통해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킨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중동 석유에 대한 의존을 낮출 수 있게 되면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개입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철군에 이어 아프가니스탄 철군도 추진 중이다. (파이낸셜뉴스 12월2일자 9면)



 

[사진=OPEC]

◇ OPEC 영향력 위축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있다. 미국이 '셰일혁명'을 통해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 올라서면서다. 비단 미국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석유 생산량 상위 5개국(미국·사우디·러시아·캐나다·중국) 가운데 OPEC 회원국은 2위인 사우디아라비아뿐이었다. OPEC 회원국이 국제유가 하락을 막기위해 원유 감산을 추진해도 오히려 전체 원유 공급은 늘어나는 상황이 되면서 석유시장에 대한 OPEC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한때 세계 원유 생산량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던 OPEC의 생산 비중은 지난해 30%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970년대 OPEC이 서방국가로 원유 공급을 줄이며 '오일 쇼크'를 불러일으키던 '위세'는 이미 옛말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향후 OPEC보다는 원유 생산 세계 3강인 미국과 사우디, 러시아가 '3자 합의'로 세계 원유 수급량을 조절하는 추세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일보 12월2일자 B08면)



 

[사진=아람코]

◇ 사우디, 아람코 IPO 통해 脫석유화…'오일 특수' 한계 인식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상장을 위해 시행한 지분 공모주 청약에서 약 5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다. 아람코가 1차 상장에 내놓는 지분 1.5%의 공모액 범위는 240억~256억달러(약 30조)로, 이번 청약에서 공모액의 1.7배에 달하는 규모가 몰린 것이다.
사우디 정부가 핵심 국영회사인 아람코를 상장하는 이유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자본을 확보, 탈(脫)석유 경제구조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사우디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6년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석유 의존형 국가운영방식은 석유고갈 또는 유가하락 시기에 국가적 위기에 직면한다는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가 그 동안 누려온 '오일 특수'가 한계점에 봉착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中, 원유 최대 수입국…국제유가 흔든다

세계 석유시장에서 떠오르는 플레이어 중 하나는 '중국'이다. 전세계에서 석유 수입량이 가장 많은 국가이기 때문에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9월 4일 서부 택사스산 원유(WTI) 가격과 브렌트유 가격이 모두 전일 대비 4% 넘게 급등했는데, 당시 중국의 서비스 부문 활동이 3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됐다는 조사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 중국발(發) 원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국제유가 시장이 큰 폭 움직인 것이었다.
EIA는 2040년이 되기 이전 중국이 수입량에 이어 소비량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EIA는 에너지 예측 보고서에서 "중국이 수입량, 소비량에서 모두 1위가 되면 국제유가와 에너지 수급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 12월2일자 B08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우디, '큰 손' 중국과 손잡아…공생관계 변화?

한편, 빈 살만 왕세자는 올 초 중국을 방문해 280억달러(약 31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경제협력을 체결한 바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해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던 당시 외교적 중립을 지킨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외교적 이해관계 외에도 중국이라는 '대규모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당시 아람코는 중국 방산업체 북방공업·신청그룹과 조인트벤처를 설립, 랴오닝성 판진에 정유·석유화학 단지를 개발하기로 했다. 오는 2024년부터 운영을 시작할 이 공장에서 필요한 원유 중 70%를 아람코가 공급키로 했다.
'미-사우디' 공생관계가 '중-사우디'로 대체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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