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은행권

​DLF 민낯 "치매 노인에게 판매"

신병근 기자입력 2019-12-07 07:00:00
금감원 분조위, 은행측에 투자손실 배상 철퇴 역대 최대 배상율 80%… 우리·하나銀 "수용" 대출규제 효과 가시화… 은행권 주담대 '제동'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1. 투자경험이 없고 난청인 고령(79세)의 치매환자에게 DLF를 판매한 은행. 이 고객은 지금껏 투자를 해본 적 없지만 은행 직원은 투자자성향을 '적극투자형'이라고 임의 작성. 정확한 상품 설명 없이 서명하도록 유도. → 80% 배상

#2. PB(프라이빗 뱅커)의 자산관리를 받아 본 적 없는 60대 주부에게 초고위험상품 DLF를 판매한 은행. "손실확률 0%"를 강조한 은행 직원. 이 고객은 기존 적금 12건을 중도 해지 후 가입. → 75% 배상

대규모 원금손실 논란을 빚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주요 판매 은행들이 결국 철퇴를 맞았다. 지난 8월부터 불거진 DLF 논란과 관련, 금융감독원은 해당 은행들에게 역대 최대인 40~80% 배상율을 결정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어 분조위에 오른 6건 모두 은행의 불완전판매로 판단했다. 그간 불완전판매 분쟁조정의 경우 영업점 직원의 위반 행위를 기준으로 배상율을 결정했으나 이번 조정에선 사회적 물의가 비교적 큰 사안임이 처음 반영돼 배상율을 정했다.

금감원은 배상율 결정에 대해 각 은행 본점 차원의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전략과 내부통제 부실이 심각한 수준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DLF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가 조정의 핵심이었다. 분조위는 은행에서 '손실 감내 수준' 등 투자자정보를 먼저 확인한 게 아니라 가입이 결정되면 직원이 서류상 투자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작성했다고 판단했다.

또 초고위험상품으로 분류되는 DLF를 권유하면서 '손실확률 0%', '안전한 상품' 등으로 강조할 뿐,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 등의 투자위험은 설명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DLF 상품의 출시와 판매과정 전반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은행은 상품 출시 때 상품선정위원회 참석위원 의견을 임의 기재해 승인을 받았고 '원금 100% 손실 가능' 문구를 고객용 요약제안서와 직원용 교육자료에 반영해야 의결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초고위험상품 목표 고객을 '정기예금 선호고객'으로 자체 변경한데 이어 은행 자체적으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할 때 "그런 적 없다", "기억이 없다" 등의 답변을 유도하기도 했다.

금감원에 접수된 276개의 분쟁조정 신청건 중 만기상황과 중도환매로 손실이 확정된 210건이 이번 조정의 대상이 됐다.

금감원은 조정 신청인과 은행의 조정안을 접수 후 20일 이내 조정을 성립할 방침이다. 나머지 조정대상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분조위 배상기준에 따라 자율조정 등으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정점에 있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측은 각각 분조위의 조정 결정을 따르겠다고 공표했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는 제동이 걸리는 추세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를 의식한 듯 주요 은행을 중심으로 속도 조절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11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36조714억원으로 전달 대비 2조7826억원이 늘어났다. 3조835억원이 늘어난 10월과 비교해도 증가세는 둔화됐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인 '5%대'를 권고한 게 이같은 현상을 빚은 주요 계기로 지목된다. 주담대는 가계대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농협은행의 경우 올 10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이 주요 은행 중 가장 높은 9.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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