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예술의 만남…3色 메세나 지원 눈길

전성민 기자2019-12-10 07:00:00
KT&G, 상상마당 순수 창작예술·공연 아모레퍼시픽, 설화클럽 전통문화 후원 크라운해태제과,창신제 15년 국악지원

임윤찬이 지난 11월 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페르난도 왕립미술원 콘서트홀에서 첫 독주회를 하는 모습. [사진=주스페인 한국문화원 제공]

[데일리동방] 문화예술은 기업과 얼핏 보면 멀게 보이지만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기업이 해야 할 사회적 의무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9일 한국메세나협회에 따르면 2018년도 한국 기업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2039억5400만원이다. 지원기업 수는 515곳, 지원 건수는 1337건으로 나타났다. 메세나협회가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과 기업 출연 문화재단·협회 회원사 등 총 645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2018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다.

메세나(Mecenat)는 고대 로마제국 정치가로 문예보호에 크게 공헌한 마에케나스 이름에서 유래된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활동이나 지원자’란 의미를 갖는 프랑스어다. 현재는 기업이 문화예술 지원으로 사회에 공헌하고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통업계에서는 KT&G 활동이 두드러진다. 메시나협회 조사에서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메세나 활동을 가장 많이 한 기업으로 꼽혔다. KT&G가 서울 홍대·강원 춘천· 충남 논산 등에서 운영 중인 ‘상상마당’은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하다. 상상마당에서는 공연·전시·축제·체험·문화예술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상대적으로 지원이 취약한 순수 예술 분야를 위한 중요한 장소다.

대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커뮤니티 ‘상상univ.(상상유니브)‘와 창업가 발굴과 육성을 위한 ‘상상스타트업캠프‘ 등도 주요 활동이다.

장학사업 중 하나로 예체능 특기자도 지원하고 있다. 2016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추천을 받은 중·고등학교 클래식 음악 영재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시행 첫해인 2016년에는 5명, 2017년 14명, 지난해엔 22명을 지원했다.

응원은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지난 11월 경남 통영시에서 열린 ‘2019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는 중학 3학년생 피아니스트인 임윤찬(15)이 대표적이다. 예원학교와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 다니고 있는 임윤찬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역대 최연소 1위를 차지하며 새 역사를 썼다. 그는 관객이 뽑은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특별상·박성용 특별영재상을 받으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KT&G는 2017년부터 3년째 임윤찬을 후원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6년 KT&G를 문화예술후원 우수기관으로 인증했다. 3년이 지나면 받아야 하는 재인증도 통과했다.
 

‘미시감각: 문양의 집’ 전시 중 '파우더룸' [사진=전성민 기자 ]


이번에 문화예술후원 인증기관으로 뽑힌 아모레퍼시픽 역시 메세나가 활발한 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문화재단을 두고, 미술관 운영과 설화문화전·미장센단편영화제 등 다양한 문화예술후원 사업을 오랜 기간 이어오고 있다.

올해 13회째를 맞은 설화문화전은 2003년 전통문화 후원을 위해 발족한 ‘설화클럽’에서 시작한 아모레퍼시픽 대표 브랜드 설화수의 문화메세나 활동이다. 전통과 현대 만남을 통해 젊은 세대가 전통을 더 가깝게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 하고자 만들어졌다. 올해는 작가 8명이 참여해 전통문양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미시감각: 문양의 집’ 전을 마련했다.

2002년 시작해 18년째를 맞은 미쟝센단편영화제는 국내 단편 영화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을 받는다. 다양한 영화를 관객에게 소개하고, 신진 감독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시작한 영화제다.

일반적인 영화제는 감독·평론가·프로듀서 등 다양한 심사위원이 심사한다. 반면 미쟝센단편영화제는 각 장르를 담당하는 심사위원 감독 2명이 섹션별 최우수 작품상을 결정한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확실한 색깔을 가진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크라운해태제과는 국악 지원으로 유명하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은 국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메세나협회 자료를 보면 2017년과 2018년 국악·전통예술 분야 지원은 전 분야 중 3.7%에 그칠 정도로 지원이 적다.

윤 회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국악 분야에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 서울남산국악당에 가면 ‘크라운해태홀’을 볼 수 있다. 크라운해태는 노후된 서울남산국악당 공연장 보수 비용으로 10억원을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청년국악인들을 위해 매해 2억원씩 10년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국악축제인 ‘창신제’를 15년째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윤성진 서울남산국악당 총감독은 “크라운해태는 진정성을 갖고 지속해서 국악 지원을 하는 기업”이라며 “청년국악 장기육성 프로젝트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3인조 가야금 연주자팀 ‘헤이스트링’이 지난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영국 K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모델인 송혜교가 2019 설화문화전 ‘미시감각: 문양의 집’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모델인 송혜교가 2019 설화문화전 ‘미시감각: 문양의 집’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지난 10월 열린 '제15회 창신제' 중 '종묘제례일무' 장면 [사진=크라운해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