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집사놓고 월세사는 30대…“집값 계속 오를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동현 기자
2019-12-30 15:31:34

연간 월세보다 시세차익 높아

아파트 오름세 지속·금리인하 등으로 무리해서 집사는 30대 꾸준히 '증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30대 중반 맞벌이 부부 A씨네는 최근 월세살이를 시작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가진 돈 전부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생애최초 대출 등을 활용해 집을 구매해 바로 전세를 놨기 때문이다. 연간 상승하는 집값이 지출되는 월세보다 큰 점을 노린 A씨는 향후 수익실현을 통해 내집 마련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30대들의 주택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생애최초대출 등 상대적으로 많은 금융혜택을 받을 수 있는 30대들이 주택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서울시내 아파트 구매자 중 32%가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는 서울 강서구가 4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마포구(37.8%), 용산구(34%), 성동구(39.9%)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영등포구(38.9%), 구로구(37.1%), 동작구(36.3%) 등지에서 30대 아파트 구매 비중이 높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3% 오르며 2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올해 최대 상승폭을 경신했다. 재건축 아파트가 0.31% 급등했고, 일반 아파트는 0.22% 상승했다.

내년도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최근 발표한 '2020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내년 서울의 아파트값이 1.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산연 측은 "서울 진입을 희망하는 대기 수요와 누적적인 공급 부족 심리, 학군수요 집중 등이 잠재적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자 30대들은 생애최초대출 등 금융혜택을 업고 무리해서 집을 장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보금자리론 신규대출을 받은 2030세대 비중이 70%에 달하며 지난 2013년 기록한 34%보다 2배 이상 많아졌다.

한국은행이 내년 통화정책방향을 완화 기조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30대들이 무리해서라도 집을 구매하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까지 낮아지면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청약시장에서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점도 30대들로 하여금 서둘러 내집마련에 나서게 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서울시내 신규 아파트 분양단지의 청약당첨 평균 가점이 69점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분양한 서초그랑자이(64.2점), 9월 분양한 역삼센트럴아이파크(65.7점) 등만 69점 이하의 평균 가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분양에 나선 래미안라클래시는 69.5점, 르엘신반포센트럴자이는 70점을 넘어서며 역대 서울시내 최고 평균 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청약가점 69점은 4인가족이 획득할 수 있는 최대치다. 부양가족 3명으로 20점, 무주택기간 15년 이상을 채우면 32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을 채우면 17점이 가산돼 69점이 되는 것이다.

30대가 이 조건을 채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4050세대가 청약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30대들은 상승여력이 있는 지역의 기존 아파트나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기대되는 지역 아파트 매수에 나서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규제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금융혜택을 받을 수 있는 30대들의 주택구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 연구위원은 “주택 소비의 주력 계층이 50대 이상에서 최근 3040세대로 옮겨오고 있는 추세”라며 “생애최초구입·신혼부부 등에 대한 각종 금융지원이 늘면서 30대와 40대의 담보대출보유액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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