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CEO NOW] 국격 높인 ‘기생충’...숨은 조력자 CJ 이재현‧이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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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2020-01-16 13:42:18

과감한 투자·열정 홍보…CJ그룹 남매 투트랙 전략으로 ‘시너지’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사진=CJ그룹 제공]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전세계적으로 빅히트를 친 것 ‘문화가 우리의 미래’라는 신념으로 한길을 걸어온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뚝심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기생충’은 지난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초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이 역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다. 게다가 미국 아카데미상 6개 부문 최종 후보에도 오르며 다시금 새 역사를 썼다.

‘기생충’은 전 세계에서 역대 한국 영화 최다 판매 기록을 수립하며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지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개봉한 이 작품은 북미에서만 2390만달러(약 277억1400만원)를 벌어들였다. 포브스는 오스카 시상식이 열리는 2월 9일까지 기생충이 벌어들일 글로벌 수익이 1억5000만달러(1739억1000만원)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급사인 CJ ENM의 2019년 4분기 영화부문 실적도 이에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생충’에 대한 모든 투자 결정은 이재현 회장이, 전반적인 운영·관리는 이미경 부회장이 팔을 걷어부치며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 CJ는 이번 쾌거를 계기로 글로벌 영토를 더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다.​
 
◆문화가 우리 미래…한국 영화산업 발전 견인한 이재현 회장

이재현 회장은 지난 1995년부터 320편이 넘는 한국 영화를 꾸준히 투자‧배급해 왔다. 그 배경에는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이 회장의 ‘문화보국(文化保國)’ 사명이 바탕에 깔려있다.

‘문화가 우리의 미래’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문화산업에 투자한 금액은 총 7조5000억원을 넘어선다. 멀티플렉스 등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 한국 영화산업 질적‧양적 성장에 이바지했다는 게 영화계 중론이다.

이 회장은 이미 1995년 드림웍스 투자 계약을 하러 가면서 ‘문화의 산업화’라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경영진 반대를 무릅쓰고 제일제당 연간 매출의 20%가 넘는 3억달러(약 3471억원)를 투자해 드림웍스 아시아 배급권을 따냈다.

2000년에는 영화배급·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본격적인 영화 배급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칸영화제에만 총 10편의 영화를 진출시키는 등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봉준호 감독과는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기획 단계부터 해외를 염두에 두고 제작한 ‘설국열차’ 등 4개 작품을 함께했다.

‘설국열차’ 총제작비는 4000만달러(약 462억8000만원)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에 대한 해외 투자 유치가 어렵게 됐을 때 CJ는 제작비 전액을 책임지고 제작 후엔 해외 판로를 개척해 글로벌 흥행을 이끌어낸 일화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문화산업만큼은 기꺼이 리스크를 감당하겠다는 이 회장 철학이 빛을 발한 것이다. ‘설국열차’는 봉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 제작 역량과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디딤돌이 됐다.

CJ 관계자는 “이 회장은 재능 있는 창작자들이 창의성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문화생태계를 조성해야 이들이 만든 창작 콘텐츠가 한류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다고 늘 강조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에 감독과 배우들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배우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조여정, 이선균, 송강호.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CJ家​ 남매, 한국영화 향한 남다른 사랑 빛났다

CJ그룹 영화사업을 선두에서 지휘해온 인물은 이미경 부회장이다. 그는 직접 현장을 뛰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 ‘광해’ 제작 뒤 건강을 이유로 5년 가까이 칩거했던 이 부회장은 지난해 칸영화제를 직접 방문하며 주목받았다. 이달 초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기생충’으로 화려한 경영 복귀를 알린 셈이다.

이 부회장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이자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진 등으로 활동하며 해외 인맥을 넓히며 영화판을 키워왔다.

‘기생충’ 제작 때는 책임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참여하고,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영화 ‘괴물’과 ‘마더’ 작업 과정에도 참여하는 등 봉 감독과 개인적인 인연도 깊다. 기생충를 찍을 당시 제작 스태프를 위한 ‘표준 근로계약서’에 따른 스케줄 진행 등 하나부터 열까지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선거 운동만큼이나 아카데미상을 거머쥐려면 돈과 조직력, 인맥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CJ엔터테인먼트가 현지 행사를 비롯해 관객·오피니언 리더 대상 시사회를 열 수 있었던 것도 이 부회장 힘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영화 ‘기생충’의 최대 재정적 후원자는 미키 리(이 부회장 영어이름)“라면서 “미키 리는 지난 10여년간 혁신적인 영화에 투자하는 위험을 무릅썼다. 특히 한국 예술가를 후원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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