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르포] “66년만에 첫 장바구니“…테이프·끈 없어진 첫 설 풍경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전성민 기자
2020-01-24 01:00:00

23일째 맞은 바뀐 자율포장대, 질서정연…포장 줄인 상품 눈길

23일 오후 서울 응암동에 있는 이마트 은평점에서 구매자들이 자율포장대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전성민 기자]

“66년 만에 처음으로 장바구니를 사보네요. 허허허” 본격적인 설 연휴가 시작된 23일 오후 5시께 이마트 은평점에서 만난 임규언씨는 호탕하게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설 연휴는 마트에 1년 중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다. 마트에서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지 23일밖에 되진 않았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환경부 협약에 따라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자율포장대 상자 포장용 테이프와 플라스틱 끈을 없앴다. 당초 종이상자까지 치우기로 했지만 재활용이 가능하고 소비자 불편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라 이것만은 이전처럼 제공하고 있다.

이날 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각자 방법대로 물건을 챙겼다. 집에서 장바구니를 가져온 사람들이 가장 많았고, 부피가 큰 상품을 옮기기 위해 테이프와 끈을 준비한 사람도 있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자 밑을 겹치게 접어 최대한 물건을 실었다.

임씨처럼 다소 혼란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잠시 상자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56ℓ까지 넣을 수 있는 3000원짜리 ‘대여용 코끼리 장바구니’를 사면 언제든 환불할 수 있다는 직원 안내에 바로 옆에 있는 계산대로 향했다. 임씨는 이날 산 물건들을 담으며 “조금은 불편하기는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결정을 잘한 일”이라고 했다.
 

이마트가 판매하는 대여용 코끼리 장바구니. [사진=전성민 기자]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다. 60대인 김모씨는 “높은 사람들은 차를 타고 이동하지만 우리 같은 서민들은 걸어 다녀야 한다“며 “테이프가 없어 상자 밑이 터지면 난감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을 보호한다는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50대 주부 이모씨는 “아주 짧은 거리만 이동해도 되는데 테이프를 덕지덕지 너무 많이 붙이는 사람도 있었다”며 장바구니를 권장하는 정책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실제 끈과 테이프가 없어지자 대용량 장바구니 사용량이 늘어났다. 이마트는 전국 점포에서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2500여개가 대여됐는데 1월에는 5000여개로 2배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다른 유통업체도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명절 선물세트는 항상 과대 포장으로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이마트에 진열된 선물세트들은 구성품 배치 간격을 최대한 줄였다. 동원F&B처럼 제품으로만 상자를 꽉 채운 선물세트도 있었다.

동원F&B 관계자는 “동원 선물세트는 이번 설 명절부터 플라스틱 저감화와 선물세트 가방 재질 교체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으로 꽉 채운 동원F&B 설 선물세트. [사진=전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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