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CEO NOW] '현지화 전략으로 일군 성공신화' 담철곤 오리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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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2020-02-13 12:00:00

트렌드 읽는 탁월한 안목으로 미래 시장 개척…중국 현지화 전략으로 메가브랜드 일궈

담철곤 오리온 회장[사진=아주경제 DB ]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하오리요우'(좋은 친구·好麗友)파이를 아시나요?'

'좋은 친구'라는 뜻을 지닌 이 파이는 중국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최우수 브랜드(파이 부문)로 3년 연속 1위에 선정돼 '중국 고객 최고 만족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바로 오리온 초코파이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55)은 지난 1993년 중국에 본격 진출한 후 제품을 현지식으로 바꿨다. 뛰어난 맛과 품질은 물론,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담 회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중국인들의 대표 간식으로 자리잡은 '하오리요우(초코파이)' 파이를 비롯해 '랑리거랑'(꼬북칩), '하오뚜어위'(고래밥), '야!투도우'(오!감자) 등 히트 제품으로 중국을 공략했다. 그 결과 중국 생산공장 설립 20년 만에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서며 '메가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트렌드를 읽는 탁월한 안목으로 오리온의 성공신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중국 현지에서 '하오리요우 파이'란 이름으로 팔리는 오리온 초코파이[사진=오리온 제공]

◆화교 출신 담 회장, 오리온 성장 이끌다

담 회장의 '오리온 스토리'는 1980년, 동양그룹 창업주 이양구 회장 차녀와 결혼하면서부터다. 동양시멘트에서 근무하다 1989년 동양제과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본격적인 경영에 뛰어들었다.

화교 3세 출신인 만큼 중국어는 물론 정서적으로도 중국인과 교감 능력이 뛰어나 일찌감치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1991년 국내 오너 경영인 중에선 최초로 중국으로 건너갔고, 이듬해인 1992년 한·중수교로 중국 시장이 열리자, 곧바로 베이징에 사무소를 열었다.

1997년에는 허베이성 랑팡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해 중국 공략을 본격화했다. 2002년 상하이 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2010년에는 광저우 지역에 현지 생산시설을 추가로 세우면서 중국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담 회장은 중국 진출 당시 두 가지 경영원칙을 세웠다. 첫째는 '현금 거래'다. 초코파이가 가진 상품성을 굳게 신뢰한 그는 현지 거래처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현금 거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현지화'다.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중국인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담 회장의 생각이었다. 당연히 브랜드 이미지도 중국식으로 바꿨고, 인력도 현지화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하오리요우 파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중국 진출 첫해 3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연평균 40% 성장을 거듭했고, 2008년에는 50배로 늘어난 3500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중국 시장에서 매출 1조 시대를 여는 등 놀랄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 식품업계 최초였다. 

이제는 한국 기업으로 아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현지에 녹아든 오리온. 지난해에도 중국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97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586억원으로 12% 신장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말 제주 용암수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다.[사진=아주경제 DB]

◆위기도 비껴간 '행운왕' 담철곤···생수시장 도전

담철곤 회장은 예상치 못한 변수와 오너 리스크에 직면했을 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낸 담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95년 초코파이 수출로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딘 담 회장은 2006년 호치민에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고, 이듬해인 2007년 267억원 매출을 올렸다.

2009년 하노이에 파이·비스킷 주요 시장인 북부 지역을 공략하는 제2공장을 가동하며 입지를 굳힌 오리온. 2010년 연매출 1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5년 상반기에는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해 베트남 소비자 입맛에 맞춰 오징어 맛·스테이크 맛·해조류 맛·새우 맛 스낵류를 두루 개발한 현지화 전략도 성공적이었다.  

2003년 러시아에 진출한 오리온은 초코파이를 중심으로 초코송이(현지명 Choco Boy) 등이 인기를 끌며 러시아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매출이 20%씩 성장했다. 

그러던 중 2013년 횡령 혐의와 관련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2018년 회사돈을 유용한 혐의로로도 조사,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그는 크게 비판 받으며 가슴앓이를 했지만, 기업은 흔들리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대외적 변수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2015년 상반기 내수침체와 메르스 여파로 제과업계 영업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오리온은 위기를 비껴갔다. 이 기간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50억원(13.4%) 신장한 6327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양국 갈등이 불거지자 중국 법인 매출이 40%정도 감소했으나, 온라인 채널 확대 등 노력으로 1년 후인 2018년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성장했고, 2019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 12% 성장하며 사드 사태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성과를 이뤘다. 

오리온의 연간 2조원 규모에 이르는 제과사업 매출 70%는 중국, 러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75개국에서 나온다. 해외 생산기지만 전 세계 10곳에 달한다.

오리온을 세계적 제과회사로 일군 담 회장은 최근 '제주 용암수'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생수 국내 판매를 두고 제주도와 갈등을 빚어오다 '제한적 국내 판매'에 합의하며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한 오리온은 오는 2월 중국 수출 통관 테스트를 진행하고 3월부터는 광둥성 등 중국 화남 지역 오프라인 채널에 진출할 예정이다. 상반기 중 중국 최대 커피 체인 '루이싱 커피'에 입점하고, 2분기 중엔 베트남에도 수출한다.

"남들이 다 하는 것, 그것은 이미 경쟁력이 아니다."고 담 회장은 강조해왔다.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시장을 개척해온 담 회장. 글로벌제과기업에서 글로벌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로 오늘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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