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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ABC] 이종섭 교수 “韓 AI・블록체인 우수…마케팅 부족에 글로벌 경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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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인터뷰 ABC] 이종섭 교수 “韓 AI・블록체인 우수…마케팅 부족에 글로벌 경쟁 못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2-27 03:07:00

파편화된 기술 융합 이끌 품질인증과 표준화 필요

"기술력도 소통이 뒷받침돼야 시장 개척 가능"

이종섭 동국대 연구교수가 25일 강의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aiigence)과 블록체인(Block chain)·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로 불리는 대표 기술들은 장밋빛 미래와 걱정을 안겨준다. 제대로 된 준비란 무엇인가. 지금 남긴 발자국은 이정표가 될 수 있을까. ‘인터뷰 ABC’는 이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편집자주>

기술력 뛰어난 한국 기업들이 설득력 부족으로 해외 진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0년대 말 톡톡 튀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많은 벤처기업들이 탄생했지만 마케팅 부족으로 문을 닫아야만 했던 벤처 붐 현상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이종섭 동국대 스마트 커뮤니티 폴리싱 시스템 구기 개발 연구센터(CRC) 연구교수는 최근 이 같은 문제를 다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달 싱가포르 정보기술청 관계자와 얘기해 보니, 한국 ICT 기업은 기술은 좋고 품질도 높은데 일본 등 타국 업체보다도 월등한데 브리핑 및 기술소개를 잘못한다고 합니다."

동국대 CRC는 로봇과 신소재, 인공지능과 법학, 경찰학, 법(치)의학 등 학제를 넘나드는 연구로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스마트 치안을 구축하는 사업을 펴고 있다.

이 교수는 싱가포르에서 진행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현지를 찾았다. 이 교수는 "정보기술청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핵심 질문에 답변을 잘 못한다', '동문서답식 답변을 한다', 신뢰감 저감식 브리핑의 평가를 했다"고 말했다. 기업 관계자가 통역사를 옆에 두고 있지만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통역하려다 보니 엇박자가 나곤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주목 받은 봉준호 감독 통역사 같은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그렇지 않다 보니 핵심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못하고 겉도는 대화가 진행됩니다.” 이제 IT 업체도 기술과 소통을 따로 생각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를 겪는 곳은 대개 중소·중견 기업이다. 원인은 크게 융합이 부족한 기술 환경과 기술영업 인력을 못 키우는 인재 양성 구조로 나뉜다.

그는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SI) 사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 요건인 융합이 안 되면 해외 진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네트워크가 한 울타리에 결합돼 있어야 하는데 제각각 단편화 돼 있습니다. 소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각 부문별로 칸막이가 있잖아요. 정부에서 기업까지 결합이 안 되는 구조를 답습합니다.”

당장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의 특성도 기술 융합을 통한 해외 공략에 걸림돌이다. 이 교수는 “기업도 융합돼야 하는데 표준화가 안 된다“며 “표준화되면 자기 회사가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관련 인증과 마케팅 지원이 절실하다.

대기업 경력을 합쳐 SI 사업만 30년 했다는 그의 해결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의 표준화 상생이다. 대기업은 IT 중소기업에 조언해주고, 정부는 SI 업체를 도울 조직을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 부문별 특화 기업 기술이 서로 녹아들어야 미래가 있다. “모든 기술적 포맷은 핵심적인 통합이 중요한데 거기에 다른 부문을 얹힌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기술이 통합해 흘러갈 수 있게 하는 리딩 그룹이 필요합니다.”

근본적인 과제는 인재 교육이다. 부문별 전문가는 많지만 SI를 이끌어갈 프로젝트 매니저(PM)가 부족하다. 각종 대학원에서 융합 교육을 시도하고 있지만 학부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다. ‘IT 업종은 3D(더럽고 위험하고 어렵다)’라는 인식과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세태에서 기술 개발과 효과적인 소통이 결합된 인재는 요원하다. “유년기부터 시야가 대학 입시에 맞춰졌는데, 대입 이후 시각을 다시 넓히라고 하니 기회비용이 커지는 겁니다.”

어린 시절부터 기술에 관심 갖고 진로를 구체화 하도록 기업과 정부가 합심해야 한다. 현재 공교육과 시장은 어린 학생에게 기술 이해와 융합의 중요성을 진로와 연관지어 설득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존재하는 명문대 진학이 먼 나라 얘기같은 4차 산업혁명보다 와닿는 진로다. 중소·중견기업은 여건상 PR(Public Relations·공중관계) 교육 하기도 어렵다.

“다양하게 육성된 인재가 대학과 기업에서 훈련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아야 합니다. 단편적이고 단위별로 나뉜 산학연은 잘 안 되죠. 연구를 연구실에서 멈추지 말고 제2, 제3의 판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개발력과 마케팅을 갖춰 고객 수요를 충족하듯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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