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업 ESG 평가에 영향 얼마나

이범종 기자2020-02-27 15:58:36
삼성ㆍ현대차ㆍSKㆍLG 기부행렬…협력사 챙기기 나서 가치 소비 흐름에 사회 문제 해결∙투자 주목 2015년 메르스 때 대처로 'S'부문 등급 좋아져

김태용 LG전자 동반성장담당이 24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협력사 (주)유양디앤유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상생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동방] 삼성ㆍ현대차ㆍSKㆍLG 등 4대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업 평가 지표인 ESG(환경경영·사회책임·지배구조)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이번 사태 극복 공헌도가 사회책임 평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에 기업들은 밖으로는 긴급 지원금으로, 안으로는 협력사 챙기기로 사회책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대기업 지원금 규모는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14개 계열사 이사회는 의료용품과 생필품과 성금 등 30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하기로 26일 결정했다.

앞서 삼성은 협력사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물품 대금 1조6000억원도 조기 지급했다. 지난 13일에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해 협력사에 지급키로 했다.

같은날 LG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억원을 기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확진자 지원과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위한 방역 물품을 지원한다. 특별관리구역인 대구∙경북지역 중심으로 재난 취약계층과 저소득층을 지원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이와 별개로 10억원 상당의 핸드워시 제품을 현물 지원한다.

협력사 지원도 강화한다. 해외 협력사가 국내로 돌아오거나 국내 생산을 확대할 경우 컨설팅과 무이자 자금 지원, 구매 물량 보장 등을 약속했다. 협력사 무이자 대출 규모는 기존 400억원에서 550억원으로 늘렸다. 자금 지원 일정도 4개월 앞당겨 이달 안에 진행한다. 협력사 저금리 대출을 위한 상생협력펀드는 2000억원 규모로 운용중이다.

행복경영을 내세우는 SK그룹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억원을 전달했다. SK는 대구∙경북지역 보육원과 양로원 등 취약 계층과 자가 격리자들을 위한 생필품을 제공한다. 또한 이 지역 의료 지원 봉사자와 방역 인력 등을 위해 방호복 등 의료물품도 지원할 계획이다.

경북 구미 소재 SK실트론은 대구∙경북에 마스크 10만장과 손 세정제 2만5000개 등 4억원 상당의 현물을 지원한다.

현대차도 5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다. 저소득층과 자가 격리자에게는 체온 측정기와 손 세정제, 마스크 등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협회와 대구∙경북 중심으로 찾아가는 방역 서비스도 편다. 이 지역 소외계층과 자가 격리자에게는 2주간 자택에서 식사할 수 있는 식료품 키트를 제공한다.

중소 부품 협력사에는 1조원 규모 긴급 자금이 지원됐다. 매출 손실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에는 시장 수요와 연동한 최대 생산과 시장 적기 공급, 교섭기간 단축 등을 지원키로 했다.

이들 그룹은 메르스 사태가 있던 2015년에도 위기 대응에 동참했다. 이때는 침체된 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전통시장 상품권을 취약계층이나 협력사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같은해 이들 기업 ESG 종합 등급은 대체로 A를 기록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사회 부문 평가만 보면 SK그룹은 A, 삼성전자와 LG그룹, 현대차는 각각 B+였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B+)를 제외한 세 그룹 모두 A로 평가됐다. 전반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한 이들 기업의 대처가 코로나19 위기를 ESG 상승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 기업 움직임에 ‘가치 소비’ 경향이 맞물려 장기적인 사회적 책임 평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ESG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 3대 운용사 SSGA는 지난달 ESG 운용을 하회한 대기업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서신에는 지난해 도입한 자체 평가도구로 2022년까지 모든 기업에 관여 전략을 편다는 방침도 담겼다.

전문가 사이에선 대기업의 코로나19 대응 행보가 공급망 관리와 상생협력, 사회책임 개선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엽 대신지배구조연구소 ESG본부장은 "대기업의 코로나19 극복 지원활동은 사회책임 부분에서 분명 개선되는 점이 있다"며 "기존 상생에 미진했던 부분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