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빅데이터로 본 M&A, 코로나 확산에 신중해지는 시장 재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3-06 04:06:00

구조조정, 항공에서 유통으로 확산…불확실성 탓 딜 부진할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전망이 둔화되는 가운데 인수합병(M&A)시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실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거 대비 M&A 성사를 위한 결정은 더욱 고심하는 모습이다. 시장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움츠러든 심리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M&A 감성분석 추이. 사진=딥서치]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1.70%에서 1.00~1.25%로 0.5%포인트 내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처방전을 내놓은 것이다. 통상 금리결정시 0.25%포인트를 움직이지만 0.5%포인트를 낮췄다는 점에서 연준이 현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준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발 당시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기업들도 예상치 못한 장기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항공운송, 호텔면세 등이다. 오프라인 유통산업(이마트, 롯데쇼핑)은 온라인 유통업 성장으로 피해가 불가피하다. 영화관(CJ CGV), 외식 등은 다중시설 방문 기피로 우려된다. CJ CGV는 중국 사업 비중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정유, 석유화학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IT, 자동차 업종은 중국 공장을 중심으로 수급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사실상 코로나19 확산은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건비 못미치는 현금, 경제둔화 국면 위기

금융 데이터분석 전문 플랫폼 딥서치에 따르면 국내 시가총액 1~10위 기업 중 지난해 말 기준 인건비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를 넘는 곳은 LG생활건강과 엔씨소프트다. 인건비는 고정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경제활동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이를 버틸 힘이 필요하다. 다만 LG생활건강과 엔씨소프트 영업현금흐름이 각각 인건비 규모를 상회하고 있어 크게 우려할 요인은 아니다.

10위권 밖 기업 중에서는 S-oil이 우려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645억원이며 인건비는 1678억원이지만 영업현금흐름은 288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제품 판매 단가 하락으로 매출이 줄면서 영업이익도 악화됐다. 글로벌 전체 수요 중 중국 원유, 석유제품 수요 비중이 높아 정제마진 하방압력이 높아졌다.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 실시는 불황 대비책이라 할 수 있다.

단기 유동성 위험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로 보면 1미만인 기업은 시가총액 30위권 내 코웨이와 LG디스플레이가 있다. 특히 코웨이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인건비 대비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빅데이터 M&A 검색, 백화점·호텔·화학 추출

단순 데이터로만 본다면 일부 기업에 ‘위기’가 국한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악화되는 업황에 더해 새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어 M&A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업은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각각 인수하면서 업계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다음 타겟이라 할 수 있는 호텔과 유통업도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키워드 '워드 클라우드'. 사진=딥서치]

‘딥서치 뉴스룸’으로 ‘M&A’ 키워드 검색 결과 나온 총 47개 뉴스는 롯데그룹에 대한 얘기다. 200개 점포에 달하는 백화점과 슈퍼 등 문을 닫고 호텔과 석유화학을 키운다는 결정이다. 뉴스에 주로 등장하는 단어를 ‘워드 클라우드’ 형태로 보면 대형슈퍼, 백화점, 호텔, 화학 등이 추출됐다. 관련 산업에 대한 매각과 인수가 늘어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다만 거래 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예상된다. ‘감성분석’ 추이(키워드 M&A)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정적 톤이 높아지는 이유는 각 업계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실사 등을 꼼꼼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가를 낮췄다. 온라인 유통공룡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왔지만 가격 부담이 높아 거래 성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시장 재편 차원 기업들이 M&A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결정에 있어서 신중함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그만큼 현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지, 향후 각 산업이 어떻게 변할지 쉽게 예상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격을 낮추는 것인데 매각자 입장에서는 선뜻 응하기 어렵다”며 “예상과 달리 M&A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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