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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시간싸움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마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3-11 07:47:00

유증 규모, 당초 계획에 못 미쳐…사모 조달 등 자금 확보 총력

'아시아나항공' 빅데이터 감성분석, 안전문제 이슈 당시와 유사

[사진 = 아시아나항공 제공 ]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예상보다 적은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인수 포기설도 제시하고 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HDC현산에 중요한 것은 ‘스피드’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시간은 독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3207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 일환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어려운 상황 만큼이나 이번 증자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유증 청약에서 전체 주주 대비 92.6%가 참여했다. 사실상 반대하는 주주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주주들도 베팅에 나선 것이다. 다만 애초 목표였던 4075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향후 HDC현산 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한 것을 두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진단도 나온다.

HDC현산은 이번 유증 외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기존안은 보유현금 5000억원, 회사채 3000억~5000억원, 기타차입 8000억원, 유증 4000억원 등이다.

사모채로 1700억원을 조달한 상태며 향후 공모를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유증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은 자금조달 계획 최대치인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공모채 수요예측을 통해 약 3000억원 이상을 끌어모아야 한다.

문제는 HDC현대산업개발 신용등급(A+)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렸다는 점이다. 우량채 대비 비우량채 수요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인 만큼 수요예측 성공을 위해서는 발행규모를 줄이거나 희망금리 밴드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두 방안 모두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거나 재무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자산을 기초로 한 3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도 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항공업 경쟁 심화, 신종 코로사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EB는 물론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도 어려워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부채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HDC현산은 자금조달을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막대한 이자비용 부담은 지속되고 HDC현산도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인수 후 본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 효과를 단기내 이루기 어렵다. 코로나19 확산은 향후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감성분석. 사진=딥서치]

금융정보 분석업체 딥서치 ‘감성분석’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를 보면 부정적 톤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이 받아들이는 수준은 과거 항공기 안전 문제 이슈가 불거졌을 당시와 유사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되면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거나 현재 알려진 자금조달 방안 외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인수를 포기하든 강행하든 HDC현산은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며 “조달된 자금을 투입한 이후가 본 게임이라는 점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과 인수조건 재협상 등을 통해 현 크레딧 수준을 유지하고 현재 부인하고 있는 에어부산 매각 등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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