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신동빈 회장 호텔 사업 확대, 사업재편? 지배구조 강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3-12 07:52:34

지배구조 개편 마지막 퍼즐…’안정적 확장’ 관건

사스ㆍ메르스 종식 후 정상궤도까지 6개월 소요

[사진=롯데백화점 홈페이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규모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의지를 내비쳤다. 이중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호텔업이다.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업종이지만 그룹 지배구조 개편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발언이다. 특히 선진국 지역을 중심으로 확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안정적 수익기반’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과거 성공 방식을 모두 버릴 계획이다. 유통부문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 후 온라인을 강화하고 화학과 호텔 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쇼핑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향후 소비 트렌드도 이에 맞춰갈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 등 확대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의문은 호텔부문이다. 전염병 팬데믹(대유행) 공포가 확산되면서 항공·호텔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탓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지만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사업 확장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딥서치 ‘산업분석’에 따르면 국내 숙박업을 영위하는 기업 전체 매출액 규모는 약 20조원이다. 이중 호텔롯데는 6조5000억원으로 30%를 차지 차지하고 있다. 호텔신라(약 5조원)와 함께 국내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다.

호텔산업은 경기에 민감하지만 성장 구간에 들어섰다. 글로벌 여행 지출 증가, 온라인여행사(OTA)를 중심으로 한 공급 확대 등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종식 후 정상 궤도에 올라서는 것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호텔 사업 확대는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호텔롯데는 면세, 호텔, 놀이공원, 리조트, 골프장 등 사업기반이 다각화 돼 있다. 그러나 매출 80% 이상이 면세점이다. 항공, 호텔, 면세는 사업 연계성이 높지만 글로벌시장으로 시야를 넓혀보면 면세에 치중된 수익구조는 안정성이 떨어진다.

호텔 사업 확장으로 주목할 곳은 단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지역이다. 주요 호텔 체인이 집중돼 있고 중국인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 등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객이 초기 근거리에서 이후 장거리 수요를 늘린다는 점도 안정적 확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무시할 수 없다. 과거 사스, 메르스 확산 당시에도 종식 이후 실질적으로 여행·호텔업이 정상 궤도로 진입하는데 6개월 정도가 소요됐다. 현 분위기를 감안하면 올해 기적적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선진국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고 밝혔다. 북미, 유럽, 일본 등이 호텔업 확장을 위한 주요 타겟 지역이다. 팬데믹 공포에서 안전한 지역은 없지만 호텔 사업 지역을 확대하는 것은 향후에도 발생할 수 있는 특정 지역에 대한 수요 부진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전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지주 제공]


◆지배구조 개편 마지막 퍼즐…호텔롯데 상장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마지막 퍼즐은 호텔롯데 상장이다.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국내 수많은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를 지배하고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롯데홀딩스는 광윤사가 지배하고 있다.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산하에 두고 있는 구조다.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롯데 지배력을 낮추고 이후 롯데지주와 합병해 호텔롯데가 직접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를 롯데지주 내 계열사로 편입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호텔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지배구조 개편에만 너무 집중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온라인 유통, 화학 부문 강화는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납득되지만 호텔 사업 확대는 의문을 갖게 한다”며 “장기적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19 사태는 일시적 이슈에 불과해 기업 펀더멘탈을 훼손하기는 어렵지만 현 시점에서는 다소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의식한 발언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호텔 사업 강화를 통해 지역별, 수익구조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라고 볼 수 있지만 그 목적 또한 상장에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고 풀이했다.

호텔롯데 전반 상황을 보면 신동빈 회장 발언이 납득되는 부분도 있다. 호텔부문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호텔 인수 등으로 이자비용이 급증한 이후 차입금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 2018년 T1면세점 위약금 납부, 자본적지출(CAPEX) 등에도 대규모 자금이 소요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롯데케미칼 지분을 롯데지주에 매각했지만 재무부담은 완화되지 않았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변화를 예고한 것도 체질 개선을 위한 ‘막다른 골목’이라는 신호로 보인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수익성은 다소 압박이 가해지고 있지만 자산가치를 기반으로 한 융통성은 우수하다”며 “업계 빅딜(Big Deal)을 통한 사업 재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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