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두산重, 4월에만 6000억…차입금 상환 비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3-17 10:11:00

올 상환규모 1조2000억…유동성위기 불식 방법 제한적

두산건설 지원, 위기 자초…근본적 경영전략 수정 필요

[사진=두산중공업 제공]

경영상 어려움으로 일부 휴업을 추진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막대한 자금 상환을 앞두고 있다. 현금흐름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버거운 수준이다. 그룹 핵심계열사인 만큼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전략에 대한 전반적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시장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두산중공업이 상환해야 하는 사채(회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포함)는 1조2435억원이다. 오는 4월 6000억원을 시작으로 6월까지 자금 대부분이 몰려있다.

지난 11일 휴업 검토 소식이 전해진 후 두산중공업 주가가 전일대비 21%가량 폭락한 이유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불안한 영향도 있지만 두산중공업 개별 위험이 더 크게 작용했다. 정상 가동이 되지 않으면 차입금 상환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 2016년 4594억원에서 지난 2018년 3798억원으로 줄었다. EBITDA를 통한 운전자금과 자본적지출(CAPEX) 등 자금소요를 충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2725억원에 불과해 우려는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중공업 신용등급을 BBB0로 한단계 강등하고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올해 회사채 조달시장을 보면 BBB급 부진이 두드러졌다. 일부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 메리트가 높은 회사채에 자금이 몰리기도 했지만 경기 불안 등 시장 상황이 악화됐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장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그마나 조달이 가능했던 비우량채 조차도 상황이 어려워진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영위하는 발전사업은 수주산업이다. 그 특성상 매출인식과 채권회수, 원가 투입 등 시차 발생으로 영업현금흐름 변동성이 높다. 여기에 자회사에 대한 지분투자 등 비경상적 자금지원이 현금흐름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두산건설 유상증자 참여는 경영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차입 감축 등은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 시장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도 제한적이다.

◆두산건설 ‘집착’…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

두산중공업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은 탈원전 정책이 시작된 직후다. 지난 2018년 두산중공업은 당시 보유하고 있던 두산밥캣 주식 1578만70주를 3681억원에 매각했다. 앞서 2016년 두산건설 상환전환우선주(RCPS) 4000억원에 대한 정산의무가 발생해 차입규모는 대폭 확대된 상황이었다.

2017년 신평사들은 두산중공업 신용등급을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공모시장만으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자 사모시장 문을 두드렸고 예상외 선전을 하기 시작하면서 청신호가 켜지는 듯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리상승 등으로 상황이 반전됐고 두산중공업은 그룹 내 우량자산으로 취급되는 밥캣 주식을 활용한 것이다.

정부 정책 변경 최대 피해자로 두산그룹이 지목된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이미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이 과도한 수준이었다. 지난 2010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에 쏟아부는 자금은 무려 2조원 규모다. 두산건설 위기는 두산중공업은 물론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두산그룹]

두산건설은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건설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경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2009년 당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건설 회장 자리에 올랐다. 여타 건설사와 달리 이렇다할 호실적을 내지 못한 박정원 회장에게는 아픈 손가락이다.

중요한 것은 두산중공업은 두산그룹 내 핵심계열사라는 점이다. 두산중공업에 문제가 생긴다면 ㈜두산 신사업 성장은 물론 두산인프라코어 등 여타 계열사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두산중공업은 자금조달을 위해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할 것”이라며 “문제는 조달을 통해 일시적으로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개선이 가능한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개선은 되지 않았고 재무구조도 상당히 불안한 수준”이라며 “탈원전 정책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경영전략 등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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