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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ㆍ두산ㆍHDC현산…신용등급 강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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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2020-03-25 04:27:00

시장 안정화 대책에 코스피 화답…장기 효과는 미지수

4월 만기 회사채 6조…고위험기업 문제시 연쇄 타격 예상

[사진 = 대한항공 제공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팬더믹)으로 전 세계 경제가 꽁꽁 묶이고 있다. 코로나19발 경제위기로 인해 많은 기업이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놓이며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릴 수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다행이 정부가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시장이 화답하면 한숨은 돌릴 수 있게 됐다. 실물경기 위축이 얼마나 오래갈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종합적 대책이라는 평가 탓이다. 하지만 일부 고위험군 기업에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단언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24일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8.6% 급등한 1609.97로 거래를 마쳤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규모는 시장 예상치(10조원)를 훨씬 뛰어넘는 20조원으로 결정됐다. 단기자금시장인 기업어음(CP)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도 단행한다.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관련 마진콜 발생으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물 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투자심리도 악화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최악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오는 4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 월평균 3조~4조원 대비 큰 규모다. 일각에서는 국내 회사채시장 ‘4월 위기설’을 언급한다. 그러나 국내 회사채시장은 우량등급 위주로 구성돼 있다. 차환을 위한 발행을 어려울 수 있지만 자체 보유 현금 등으로 상환이 가능한 수준이다.

문제는 비우량등급(A급 이하)이다. 이중에서도 등급 하향 검토,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위험군이다.

하향검토 대상은 현재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칼(BBB0)과 자회사 대한항공(BBB+)이다. 대한항공은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가운데 자산유동화증권(ABS) 의존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향후 회수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주사인 한진칼은 우선 경영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관련 리스크는 단연 커질 수밖에 없다. ABS 발행을 통해 한숨 돌렸지만 대한항공과 한진칼 유동성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A+)은 아시아나항공(BBB-) 인수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규모 자금 투입을 예고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긍정적’ 등급전망을 부여 받았지만 HDC현산은 강등 위기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가능성을 언급한다. 2500억원 규모 위약금을 물어야 하지만 등급 하락보다 실익이 크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 통산 건설사는 자금 융통성이 중요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신용등급이 하락한다면 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산(BBB+)과 두산중공업(BBB0)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탈원전 정책 이후 실적은 지속 감소했다. 에너지 변화 트렌드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갑작스런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지주사인 두산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지만 전체 사업을 지탱해줄 자금력이 부족하다.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상황에서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되면 자금 압박은 더욱 강해진다.

이밖에도 OCI(A+), LG디스플레이(A+), 현대로템(A-), 현대일렉트릭(A-), 하이트진로홀딩스(A-) 등이 하향검토 대상 혹은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 받았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비우량채 중에서도 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쪽은 단연 투자를 꺼리게 된다”며 “발행사도 회사채 외 다른 조달 수단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악 상황을 맞이하게 될 기업은 제한적이라는 점, 이번 정부 조치는 시장 전반 안정을 위한 종합적 대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일부 고위험군에 속한 기업이 문제가 생겼을 때 연쇄 타격(M&A 등 관련)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안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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