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한진칼 주총 이후 우군 추가 확보 과제

이성규 기자2020-03-26 03:07:00
3자 연합, 지분 지속 매입…반도건설 의결권도 살아나 조 회장, 상속세 문제로 직접 확보 어려워…델타항공 행보 주목 양측 추가 지분 확보 경쟁시 주식분산 미달로 상폐될 수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제공]

[데일리동방]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회장 측과 3자 연합(KCGI,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날선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조원태 회장 측이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전으로 가면 불리할 수 있다. 상속세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 지분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탓이다. 우군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도 있지만 주식 유동물량이 크게 줄면서 기업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3자 연합은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함과 동시에 추가 지분 확보도 가능하다.

‘경험’을 내세우는 한진그룹과 자본력으로 압박하는 3자 연합 대결은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본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4일 한진칼 3자 연합이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신청 2건을 모두 기각했다. 한진칼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자가보험, 사우회, 우리사주조합 보유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와 반도건설 보유 지분(2019년 말 기준 8.2%)에 대한 의결권 보장이다. 이로써 양측이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 가능 지분은 조원태 회장 측이 37%, 3자 연합 측은 29% 수준으로 결정됐다.

그간 양측 지분 격차는 약 1%대로 추정되면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조원태 회장 측이 사실상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3자 연합 측은 올해 들어서도 추가 지분을 확보해 기존 40%에서 42%까지 늘렸다. 여기에 타임포트폴리오자산운용과 소액주주연대 지분을 합치면 46%에 육박한다. 조원태 회장은 특수관계자와 델타항공, 우호세력(카카오, 한일시멘트, GS칼텍스, 경동제약 등) 등 합산 지분 42.81%다. 지분율로만 본다면 조 회장 측은 향후 임시주총과 내년 주총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기엔 양측 모두 부담이다. 이미 90%에 달하는 물량이 서로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을 두고 있는 탓이다. 문제는 유동성이 낮아지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반주주 주식분산 미달 규정(일반주주 지분율 5%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될 수 있다. 다만 한진칼은 다양한 주주가 나눠 대립하고 있어 그 가능성은 낮다.

조원태 회장이 향후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가져가는 방법은 우호세력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속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다. 배당을 늘리면 3자 연합 측에도 실탄을 마련해주는 꼴이 된다.

결국 단기적으로 3자 연합에 밀리지 않고 승기를 계속 가져가려면 대한항공 경영 정상화와 동시에 우호세력을 더욱 확보해야 하지만 이 역시 주식 유동물량을 급격히 줄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현재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14.9%를 보유중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 대비 15% 이상 소유시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한다. 델타항공은 이 마지노선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반도건설은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16.9%를 확보했다. 기업결합심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델타항공이 추가 지분을 매입하면 조원태 회장 측도 장기전을 염두에 둔다고 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델타항공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국내 규제를 감수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탓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한진칼 지분싸움은 델타항공과 반도건설이었다”며 “델타항공이 15% 이상 지분을 확보한다면 기존 조원태 회장과 KCGI 싸움에서 그 주체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델타항공이 추가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지만 델타항공 대주주인 버크셔해서웨이가 항공사 지분을 늘리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