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주문도 모바일 할인 제공…시각장애인 지원나선 유통업계

"시각장애인을 의자에 앉힐 때는 손을 잡아 의자 등받이를 쥘 수 있게 해주세요."

도움이 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망설였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씩은 있었을 것이다. 유통업계가 캠페인과 운영 방식 변경 등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도움 주고받는 친구···GS25 인식개선 동영상

2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는 이달부터 5월 말까지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GS25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방송인 이동우가 시각장애인에 대한 에티켓을 알려주는 '진심 다해 함께 가요'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이동우는 후천성 시각장애인이다.

영상을 보면 의자에 앉을 때뿐 아니라 함께 걸을 때도 예의가 중요하다. 내가 시각장애인 팔이나 몸을 잡는 건 잘못된 것이다. 내 팔을 잡거나 팔짱을 끼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이렇게 또 배웁니다", "박수받을 좋을 일"이라는 댓글을 남기며 호응했다.

또 다른 영상은 실험카메라 형식으로 제작됐다. GS25 점포에서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어려움에 놓인 고객은 자신을 도와준 직원이 이동우라는 걸 알자 깜짝 놀랐다. 이후 안대를 한 참여자와 이동우가 함께 미션을 수행한다. 시각장애인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친구와 이웃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다.

박준형 GS리테일 마케팅 담당자는 "진심 캠페인으로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나눔에 대한 생각을 가질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NS홈쇼핑, 시각장애인연합회 제안에 전화주문 개선

시각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듣고 이를 실천으로 옮긴 회사도 있다.

NS홈쇼핑은 지난달 2일부터 시각장애인이 전화주문을 할 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주문과 동일한 할인·적립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시각장애인은 앱 주문에 어려움이 있어 혜택을 받기가 어려웠다.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제안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먼저 시각장애인이 회원으로 등록하는 절차를 간소화했다. 상담원 안내에 따라 시각장애인 확인 증명서를 문자로 보내면 된다. 상담사가 확인증 접수 뒤 해피콜로 안내하면 등록이 완료된다.

등록 이후엔 전화주문으로도 NS홈쇼핑과 NS샵플러스 방송 상품을 앱 주문과 동일한 조건으로 할인받을 수 있다. 이벤트 적립금도 별도 신청 과정 없이 적립된다.

NS홈쇼핑은 모든 상담사에 대한 시각장애인 고객 전화주문 응대 교육도 완료했다. 상담사들은 주문은 물론 상품 설명과 추천까지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NS홈쇼핑에 따르면 시행 이후 한 달간 등록한 시각장애인 고객수는 81명에 달한다. 이중 53명이 서비스를 이용해 실제 구매를 했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분이 연락을 주셨다"고 전했다.

서비스를 이용한 한 고객은 "앱 사용이 힘들어서 혜택을 알면서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전화주문으로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각장애인 고객은 "상담사에게 시각장애가 있다는 얘기하지 않아도 어려운 부분을 이해하고 배려해줘서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