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게임명…알고보니 깊은 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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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2020-04-02 14:54:00

알파벳에 숫자 붙인 A3·V4·R2…팬에겐 친숙, 첫인상도 신선

세계관·게임성, 인기로 이어지면 IP 이름이 브랜드로 발전

서울 사당역에 설치된 넷마블 ‘A3: 스틸 얼라이브’ 광고. [사진=이범종 기자]

자녀 이름에는 부모의 바람이 담긴다. 게임도 사람이 낳고 기르다 보니 특징과 기대가 이름에 남는다. 게임사들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경쟁작 사이에서 주목도와 작품성을 한데 묶은 이름 짓기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이름을 알린 인기 모바일 게임에는 알파벳 하나에 숫자가 붙어있다. 통계 사이트 게볼루션을 보면 2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 안팎에 이런 경향이 나타난다. 5위 넷마블 ‘A3:스틸 얼라이브’와 8위 넥슨 V4, 19위 유주 게임즈 코리아 R5다. 장르는 모두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다.

이름의 형식은 동일하지만 의미는 제각각이다. A3에는 배틀로얄(1인 생존) 요소가 담겼다. ‘믿을 건 오직 나 하나(Alone), 살아남아야 하니까(Alive), 끝까지 싸워야 한다(Attack)’는 뜻이 담겼다. 기존 PC 게임 A3 IP(지적재산권)을 이용했다. 부제목 ‘스틸 얼라이브‘는 사내 공모로 결정됐다. A3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다시 도전한다는 각오가 담겼다.

넥슨 V4는 빅토리 포(Victory For·~을 위한 승리)를 의미한다. 목적어를 일부러 비웠다. 누구나 다른 의도로 게임을 시작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목표를 달성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이 게임은 1일 대만과 홍콩 구글 플레이 매출 5, 6위를 기록했다.

중국 게임 R5도 PC게임 신마대륙 IP를 활용했다. 이름의 R은 ‘레이드(Raid)’다. 습격을 뜻하는 이 단어는 피플·보스·길드·진영·서버 레이드 등 5가지 레이드를 가리킨다. 상반기 출시를 앞둔 웹젠 R2 모바일도 PC게임 IP R2(Reign of Revolution)에서 따왔다.

줄임말 제목 출시가 새로운 경향은 아니다. A3 원작 PC게임은 2002년 출시됐다. R2 원작도 2006년에 나왔다. 업체들이 검증된 PC게임을 모바일로 이식하다 보니 이름 역시 당시 경향을 다시 반영하게 됐다.
 

넥슨 V4 대만·홍콩판. [사진=넥슨 제공]

20년 넘게 왕좌를 지키고 있는 엔씨소프트 ‘리니지’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PC 온라인게임 모바일판인 리니지2M과 리니지M은 구글에서 나란히 매출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는 신일숙 작가의 원작 만화 제목을 그대로 가져왔다.

또 다른 대표작 ‘아이온’도 세계관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철학에서 삶과 생명력 등을 가리키는 이 단어는 게임 속 영원의 탑을 가리킨다. 이 탑이 가상세계 아트레이아의 피조물을 창조했다. 그러나 이들 중 막강한 권한을 받은 ‘드라칸’ 종족이 아이온을 공격한다. 이에 아이온은 ‘신(god)’족을 만들어 드라칸에 맞서게 한다. 같은 회사 작품인 ‘블레이드 & 소울’에는 무협의 대표 요소인 검과 혼이 강조됐다.

비운의 명작으로 불리는 넥슨 ‘야생의 땅: 듀랑고’는 바스크어로 ‘물의 땅’을 뜻한다. 이국적인 느낌과 게임 세계관이 어우러진 대표 사례다.

세계관이 반영된 이름 뒤에 또 다른 의미가 붙기도 한다. 엔씨소프트 IP를 활용한 넷마블 게임들에는 ‘레볼루션’이 붙는다. ‘리니지2 레볼루션’에는 전작의 가치를 뛰어넘어 모바일게임에 혁명을 일으키자는 의지가 담겼다.

작명법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하나다. 한번 작품성을 인정받은 게임은 구동 환경이 달라져도 같은 이름으로 사랑받는다는 점이다. 이름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이름은 세계관과 캐릭터 등 게임의 주된 요소와 잘 어울려야 한다”며 “작품성을 인정 받아 오래 사랑 받을 때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름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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