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사양산업 케이블TV, 통신사가 현대HCN에 관심보이는 이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4-10 10:22:10

플랫폼 시장지배력 확대 통한 콘텐츠 가격 협상력↑ 가능

통신사, 투자 위한 ‘캐시카우’ 확보 차원…헐값 매각 없을 듯

[사진=현대HCN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현대HCN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인수자로는 국내 통신 3사가 꼽힌다. 케이블TV 사업은 사양산업 취급을 받고 있지만 지역성과 가입자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 측면 여전히 매력적인 존재다. 통신사들은 가입자 확보를 통해 콘텐츠 등 가격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성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통신업이 다양한 경로로 산업을 확장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 캐시카우 확보를 통한 투자전략 일환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MSO 사업자인 현대HCN 방송·통신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매각하기로 했다. 존속법인은 ‘현대퓨처넷’이며 매각대상은 신설법인인 ‘현대HCN’(현대미디어 포함)이다.

분할구조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HCN이 보유한 약 3500억원 규모 현금성자산(유동금융자산 포함)은 존속법인에 귀속된다. 반면 600억원에 달하는 부채는 신설법인으로 이관된다.

물적분할 후 매각은 거래를 원활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성자산을 포함해 매각을 하면 인수자가 해당 규모만큼 자금을 지불해야 하는 탓이다. 케이블TV 사업자는 자본적지출(CAPEX) 규모가 크지 않아 자본 활용도가 떨어지는 만큼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HCN 케이블TV 가입자는 131만명이다. 최근 거래가 성사된 LG헬로비전 M&A 사례(가입자당 가치 38만원)를 적용하면 매각가치는 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이다.

시장 관심은 사양산업으로 불리는 케이블TV 산업이 왜 M&A 중심에 섰는지 여부에 쏠린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디어플랫폼 중요성이 부각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지속된 업계 구조조정에 이은 재편 연장선이다.

케이블TV 산업이 태동하기 전 국내 유료방송시장은 지상파 3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1990년대 들어 케이블TV 산업이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본격 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통신 3사를 중심으로 IPTV가 결합상품 등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1월 IPTV 가입자 수는 1420만으로 케이블TV 가입자 수(1410만)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IPTV는 1635만, 케이블TV는 1380만으로 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유료방송시장은 이미 통신 3사가 과점하고 있는 형태다. 결국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케이블TV 가입자를 품에 안아야 한다. 무선통신 사업은 각 사 별로 품질 격차가 줄었다는 점도 통신사들이 케이블TV 산업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 원인이다.

통신업은 규제 산업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가입자들이 매월 돈을 지불하는 형태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어 우수한 현금흐름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전통적으로 CAPEX 비중이 높아 실질적으로 기업가치 제고가 어려운 업종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통신사들이 안정적인 자금유입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성장 부재와 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 등은 영업이익률을 끌어내리고 있다. 실제로 국내 통신 3사는 매출 정체가 지속되면서 현금흐름도 둔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케이블TV 산업도 정체를 겪고 있지만 IPTV 대비 상대적으로 수익성은 우수하다. 현대HCN은 지난해 2929억원 매출, 408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해 영업이익률은 14%에 달한다. 물론 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만큼 향후 마진율도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통신업자 입장에선 케이블TV 사업자 인수 후 플랫폼 시장지배력 확대를 통해 콘텐츠 수급 등에서 가격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료방송업계는 마지막 산업 재편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신사에 매각을 통해 케이블TV 사업자는 자금을 확보해 신성장 동력에 투자할 수 있고 통신사는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케이블TV가 사양산업으로 불려온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성이 좋아 헐값에 매각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통신사들이 뚜렷한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실제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돼 원매자가 점차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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