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코로나發 신용등급 위기…SK에너지·에쓰오일 등급전망 '부정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기자
2020-04-14 16:16:14

"유가·정제마진 하락에 실적부진 클듯…재무안정성도 저하"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업계 연쇄 신용하락 가능성↑

[각사 CI 취합]

 국내 1·3위 정유사인 SK에너지와 에쓰오일(S-OIL)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크게 위축된 데다가 국제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까지 예상되면서다. 이번 등급전망 변경을 신호탄으로 정유업계 전반에 신용도 위험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SK에너지·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되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유가급락 및 생산제품 전반의 마진 축소에 따른 큰 폭의 실적 부진이 전망된다"며 등급전망 변경사유를 밝혔다. 국제유가는 올초 배럴당 65~70달러 수준에서 지난달 말 20달러 초반으로 폭락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가 결렬된 뒤 증산 경쟁으로 돌아서 '치킨게임'을 벌인 탓이었다. 이 같은 유가급락으로 인해 정유업계는 1분기뿐만 아니라 올해 연간으로 대규모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유가가 낮아져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각국이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면서다. 국제 휘발유가격은 원유가격보다 낮아 역마진 상태다. 또한 항공사들이 비행기 운항을 중단하면서 국내 정유사 매출 가운데 14%를 차지하던 항공유 수요도 전년 대비 70%가량 줄었다. 모든 석유제품을 고려한 복합정제마진도 지난달 셋째주 배럴당 -1.9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마이너스 늪에 빠져있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정유사의 전반적인 재무안정성도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SK에너지의 '조정순차입금/EBITDA' 지표는 3.7배로 높아져 한기평이 제시한 등급하향요인(1.5배)을 대폭 초과한 상태다. 한기평 측은 "SK에너지는 유가급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 정제마진 약세 등으로 매출 및 이익규모가 축소되는 가운데 올해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 잔여투자 4500억원 규모도 집행될 예정이어서 재무구조 저하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쓰오일 또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황 속에서도 대규모 투자 및 배당 기조가 이어지면서 차입금 절대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17년부터 4조8000억원에 달하는 'RUC&ODC 프로젝트' 투자가 본격화된 데 이어 2017년과 2018년 사이 배당금 지급액이 1조4000억원을 웃돌면서 에쓰오일의 순차입금 규모는 2016년 5083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6조1374억원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 연결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 지표는 3.5~3.8배를 나타내며 한기평 등급하향요인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이번 정유업체에 대한 등급전망 변경은 한기평에서만 이뤄졌다. 그러나 타 신용평가업체들도 정유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신용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신용하락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신용등급 위기가 항공 및 관광업계를 넘어 정유업계로 번지는 모양새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정유업계를 둘러싼 코로나19 사태 및 국제유가 등락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해 당사는 신용도 평가를 보류했다"며 "회사채 정기평가 기간인 5~6월 중 정유업체에 대해 신용도를 전면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료=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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