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CT업계 ‘언택트 성장판’ 자극하는 코로나19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4-30 10:11:00

이스트소프트 가상 안경 서비스 매출 증가로 이어져

한글과컴퓨터, 비대면 관련 서비스로 영업이익 상승

KT, 기가지니로 비대면 가능성 확인…5G 사업 모색

라운즈 앱 사용자가 가상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 [사진=이스트소프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IT(정보기술) 회사의 비대면(언택트) 사업 성장판 역할을 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로 기존 기술의 유용성이 시장에서 확인되거나 실제 실적 향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 전문기업 이스트소프트 자회사 딥아이는 호재를 맞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상피팅 안경 쇼핑몰 ‘라운즈(ROUNZ)’의 안경, 선글라스 판매량과 매출액이 크게 늘어서다.

라운즈 누리집과 앱 내 가상 피팅 서비스로 팔린 안경과 선글라스 3월 판매량은 1월 대비 123%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1% 증가했다. 회사는 이번 사태에 따른 비대면 소비에 관심이 몰린 영향으로 분석했다.

딥아이는 모회사 이스트소프트가 AI(인공지능) 기반으로 만든 ‘안경 가상피팅(Virtual Fitting)’ 기능을 인터넷 쇼핑몰과 모바일 앱으로 제공하고 있다. 면세점이나 안경원 방문 없이 스마트폰에서 제품을 실제처럼 써보고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기술은 3월 16일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안경 착용 영상을 생성하기 위한 장치, 이를 위한 방법 및 이 방법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 기록된 컴퓨터 판독 가능한 기록매체’로 특허 등록됐다.

서비스는 AI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이 적용된 ‘글라스파인더(Glasses Finder)’ 기능도 제공한다. 소비자는 제품 사진을 찍거나 연예인 사진을 올려도 해당 상품과 일치하는 안경을 찾을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안경도 추천받을 수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이 기능을 ‘AI 안경사’로 부른다.

비대면 단점을 보완하는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중이다. 서울 강남역 인근 직영 매장은 가상피팅으로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시력검사와 도수렌즈 제작, A/S 등 기존 안경원의 사후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판교에 2호점이 준비중이다. 2호점은 국내 최초로 AI안경사가 갖춰진 언택트 아이웨어 쇼핑 공간이 마련된다.

비대면 수요가 1분기 실적에 뚜렷이 반영된 곳도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27일 공시에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83억원에 영업이익 14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이다.

이번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 29.2%, 영업이익 150.2%가 오른 수치다. 전분기 보다는 매출이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24.5% 상승했다.

한컴은 이번 성장 배경에 한컴MDS와 한컴라이프케어의 수익성 향상이 있었다고 평가한다.

한컴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에 따른 B2C(소비자 대상) 매출 증가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한컴MDS도 빅데이터와 ADAS(스마트카), AI와 IoT(사물인터넷) 등 주력사업 성장으로 별도기준 매출 314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 94%가 오른 수치다.

그룹 내 매출비중이 가장 낮은 한컴라이프케어도 이번 사태 덕을 봤다. KF94 황사방역마스크의 국내외 공급확장으로 1분기 매출 202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1%, 1498% 오른 숫자다.

한글과컴퓨터는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와 AI콜센터 사업의 성장을 기대한다.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 ‘한컴 스페이스’는 최근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컴은 이미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네이버 웹오피스 기술 지원 등으로 기술력을 입증받아왔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무상 공급했던 AI콜센터 ‘한컴 AI 체크25’는 전주와 대구 등 지자체에 도입돼, 향후 재난대응 시스템의 중요 솔루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AI와 블록체인(Block Chain), 클라우드(Cloud)를 결합한 비대면 서비스도 등장했다. LG CNS는 사내 식당 배식대 기기에 얼굴을 인식하면 AI가 신원을 파악해 블록체인 기반 커뮤니티 화폐로 자동 결제하는 ‘안면인식 커뮤니티 화폐’를 운용중이다. AI가 사람의 눈가를 중심으로 외모를 학습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 KT도 비대면 사업 모델 발굴로 플랫폼 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3일 5G 도입 확산과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술 확보를 위해 세계 주요 통신사 5개사와 연합체 ‘5G Future Forum(퓨처포럼)’을 구성하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MEC는 무선 기지국에 분산 클라우드 컴퓨팅을 적용해 지연 시간을 줄이는 기술이다. 포럼은 대륙별 주요 통신사 KT(아시아), 버라이즌(미국), 보다폰(유럽), 텔스트라(호주), 로저스(캐나다), 아메리카 모빌(남미)로 구성됐다.

포럼은 세계에 분산된 5G MEC 상호 연동 호환성을 제공하는 공통 규격을 개발한다. 글로벌 사업화를 위한 모범 사례공유와 협력사 발굴도 이어간다.

KT는 이번 협력으로 확보한 MEC 기술을 원격진료와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사업 분야 확장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생활 분야에서 AI와 융합한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국내외 AI/DX(Digital Transformation) 분야 파트너 사와 협력할 예정이다.

KT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비대면 수요는 향후 관련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다. 올해 1분기 AI 스피커 ‘기가지니‘ 전체 발화량은 전분기보다 38%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비스별 발화량도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을 반영한다. 개학 연기로 핑크퐁 칭찬하기(333%)와 구구단 연습(277%), 끝말잇기(82%), 속담 퀴즈(81%) 등 키즈·게임 서비스 이용이 큰 폭 올랐다.

TV 시청도 늘었다. 기가지니로 실시간 채널을 검색하거나 재생하는 발화량이 43% 증가했다. 주문형비디오(VOD)을 검색·재생 발화량은 53% 증가했다. 만개의 레시피 서비스 이용은 전 분기 보다 84% 증가했다.

학계에서는 20세기형 출퇴근 문화에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된 상황에서 재택근무 확산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4차 산업 연구자인 이종섭 동국대 스마트 커뮤니티 폴리싱시스템 구기 개발 연구센터(CRC) 연구교수는 “5G를 통한 비대면 서비스 확대, 대학교 사이버 강의, AI를 활용한 채용 흐름은 막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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