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삼성·현대차·한화그룹, 지주사 전환 못하는 이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기자
2020-05-01 12:12:00

금융회사 중요도 높아…전환 시 포기해야

한기평 "특성상 사업지주가 유일한 대안"

[사진=아주경제DB]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제공되는 과세특례가 내년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국내 대기업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실질적인 마지막 시한이 내년이라고 보는 까닭이다. 지주회사 체제는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높인다는 단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복잡한 출자구조를 가진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를 투명화한다는 가치가 커 공정거래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국내 10대 대기업그룹 가운데 아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곳은 △삼성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등 4곳이다. 총수가 존재하지 않는 포스코그룹을 제외하면 삼성과 현대자동차, 한화그룹 3곳이 지주회사로 전환을 하지 않고 있다.

이들 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까닭은 단순하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 그룹은 금융회사를 포기할 수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사가 금융회사 지분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등을 매각한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 금융사 통해 주력 계열사 지배

삼성그룹은 금융사를 통해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어 금융회사를 포기할 수 없는 구조다. 삼성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면서 삼성물산에서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굳히게 됐다.

특히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삼성자산운용 등의 최대주주로 그룹 내 금융부문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이 외에도 삼성중공업(3.3%), 호텔신라(7.7%), 에스원(5.4%), 삼성경제연구소 등 비금융계열사 지분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그룹은 금융회사를 통해 주력사를 지배하는 구조 탓에 지주회사 전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부터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했지만 이듬해 검토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현대차, 차-금융 사업연관성↑…한화, 그룹 내 비중 높아

현대차그룹은 주력사업인 자동차사업을 위해 금융회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자동차는 고가의 제품이다 보니 현금을 일시에 납부하고 구입하기가 쉽지 않아 할부나 대출, 리스 등 금융서비스 이용이 보편화돼 있다. 

구매고객 입장에서는 에어전트 파견 등으로 자동차업체의 금융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접근성 및 편리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자동차업체 입장에서는 전속금융회사를 통해 할부금리, 선수금 등 다양한 한 판매조건을 만들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전속금융회사는 부가서비스 등을 통해 자동차업체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높여 재구매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전속금융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까닭이다.

한화는 그룹 내에서 보험·증권 등 금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사업지주회사인 ㈜한화가 있기 하지만 본격적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은 금융회사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주회사 체제를 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그룹 전체 매출액 가운데 금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1.2%(2018년 기준)에 달한다. 삼성그룹(18.0%)이나 현대차그룹(3.7%)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매우 낮아"…대안은?

한국기업평가는 "이들 그룹은 모두 각자의 이유로 금융회사를 포기할 수 없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실상 유일한 대안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아닌 사업지주회사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업지주회사는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한편 자체 사업을 영위하는 형태다.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지만 자회사 지분가치가 총자산의 50%를 넘지 않도록 유지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지정되지 않도록 한다. 수입배당금에 대한 익금불산입률에 있어 특례를 받지 못하지만 자회사 지분율 하한선이나 금융회사 보유 금지 등 지주회사와 관련된 규제에서 자유롭게 된다.

한기평은 삼성과 현대차, 한화그룹이 경영권 승계 등 지배구조 관련 이슈, 지주회사 및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 변화, 소유구조 투명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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