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컴의 미래는 ‘한글로 쓰는 ABC’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범종 기자
2020-05-10 08:16:00

한컴오피스, AI·블록체인으로 지식검색·진본 확인

머신러닝·빅데이터·안면인식에 ‘책임경영’ 도입

한글과컴퓨터. [사진=한글과컴퓨터]

한글과컴퓨터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ABC(인공지능·블록체인·클라우드)가 이끌고 있다. 1989년 플로피 디스크로 한글 워드 프로세서 역사를 쓴 한컴은 이제 클라우드로 4차 산업혁명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한글과컴퓨터는 연결기준 매출액 883억원에 영업이익 144억원을 기록해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9.2%, 150.2% 성장한 수치다. 한컴과 주요 자회사인 한컴MDS, 한컴라이프케어가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매출액(3193억원)도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컴은 기존 기업과 공공기관 매출에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에 따른 B2C(일반 소비자 대상) 매출이 늘었다. 임베디드 회사인 한컴MDS는 빅데이터와 스마트카(ADAS),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주력사업 성장으로 별도 기준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4% 오른 숫자다.

업무와 재난에 두루 쓰이는 한컴 AI

한컴그룹은 AI와 클라우드를 성장 발판으로 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무상제공한 AI 콜센터 ‘한컴 AI 체크25’는 서울시·대구시·전주시·경기도·경상북도 등 전국 주요 지자체에 두루 쓰이고 있다. 한컴은 자사 AI가 향후 재난대응시스템의 중요 솔루션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본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3월부터 준비됐다. 당시 한컴은 중국 회사 아이플라이텍과 AI 전문 기업 ‘아큐플라이AI’를 세웠다. AI 음성기술을 접목한 하드웨어·딥러닝 기반 OCR(문자인식) 솔루션, AI 콜센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한컴그룹은 아이플라이텍이 중국 내 코로나19 대응 시 활용한 AI 콜센터 기술에 한국어 음성인식·분석 기술을 적용해 한컴 AI 체크25를 만들었다.

번역기 사업에도 AI가 쓰인다. 올해 초 출시된 ‘지니톡 고!2’는 65개 언어 통번역을 지원한다. 통신 연결 없이도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 영어를 오프라인으로 통번역한다. 이미지 위에 바로 번역 결과를 띄우는 ‘오버레이 번역’은 물론, 원하는 단어만 골라 따로 발음을 확인할 수도 있다.

한컴의 토대인 오피스 프로그램 사업은 AI와 블록체인,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한다. 한컴은 2017년 출시한 ‘한컴오피스 2018’부터 대화형 지식검색과 챗봇을 도입했다. 지난해 출시한 ‘한컴오피스 2020’은 블록체인 기능으로 문서의 진본 여부를 확인해준다. 금융과 보험, 부동산 업계를 비롯해 신고와 허가, 민원 등 행정문서 관리가 필요한 공공기관 수요를 고려했다.

데이터 분산저장 방식인 블록체인은 어느 한 곳에서 임의로 데이터를 위변조할 경우 즉시 기존 데이터와의 불일치 여부가 확인될 수 있다. 한컴은 자회사 한컴위드의 블록체인 플랫폼 ‘한컴 에스렛저’ 기반으로 고객사 전용 서버 구축을 통해 이 기능을 제공한다. 한컴오피스에서 작성된 모든 문서의 진본 여부와 갱신 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 해당 문서의 신뢰성과 무결성을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기기를 묶어주는 업무용 클라우드 서비스는 2013년 ‘넷피스24’로 시작했다. 지난해 3월에는 기존 오피스 서비스를 ‘말랑말랑 한컴스페이스’로 고쳐 제공하고 있다. 말랑말랑 스토어와 한컴타자, 한컴 스페이스 등을 모은 ‘말랑말랑플랫폼’ 사이트는 지난 3월 기준 누적 회원수 200만명을 돌파했다.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 ‘한컴 스페이스’는 월 또는 연단위 구독형 서비스로 판매중이다. 이 서비스는 웹에서 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 파일을 만들고 편집할 수 있는 오피스와 온라인 저장소인 클라우드를 제공한다.

한컴 웹 오피스는 세계 클라우드 1위 사업자 아마존의 워크독스와 러시아 포털 ’메일닷알유(Mail.RU)’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 공급중이다. 네이버에도 웹 오피스 기술 지원을 하고 있어 국내외 서비스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글과컴퓨터가 지난해 연말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출시한 한컴오피스.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30% 성장 시장에 도전하는 한컴 플랫폼

한컴이 필수재인 워드 프로세서를 AI와 클라우드로 묶어내는 배경은 폭발적으로 커가는 시장이다. 시장분석 기관 IDC는 지난달 ‘국내 인공지능 2019~2023 시장 전망’ 보고서를 냈다. IDC는 국내 AI시장이 향후 5년 간 연평균 17.8% 성장해 6400억원이 넘는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하드웨어시장은 저성장에 접어드는 반면 업무 효율화 앱과 플랫폼 서비스·소프트웨어시장은 연평균 30% 넘는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망이다.

한컴도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에 IDC를 인용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2022년까지 약 15%, 8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주목했다.

또 다른 시장 분석 기관 가트너는 2017년 글로벌 오피스 이용자 3분의 1이 클라우드 오피스로 전환돼 올해 60% 정도가 해당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컴은 이를 근거로 “국내 클라우드 오피스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글로벌 트랜드처럼 기존 소프트웨어 대표업체를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컴이 클라우드 오피스를 갖추고 글로벌시장 진출 확대를 꾀하는 이유다.

한컴은 올 하반기 4차산업 전열을 가다듬는다. 한컴MDS는 AI와 IoT 사업 부문을 분할해 7월 한컴인텔리전스를 세운다.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안면인식 솔루션과 자체 개발 IoT 플랫폼 ‘NeoIDM’이 주요 사업군이다. 4차 산업 중심 지능형 사업 성장을 위해 철저한 책임경영체제를 세운다는 각오다. 신설법인 대표이사는 한컴MDS에서 해당 사업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지창건 사장이 맡는다. 이번 분할은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한다. 신설법인은 지능형 로봇 업체 한컴로보틱스 등과 기술 중심 시너지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컴 관계자는 “AI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고도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그룹사 주요 사업인 임베디드·로봇·모빌리티 등에 AI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기존 제품·서비스와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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