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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솔루스 ‘장밋빛 전망’, 매각가↑ vs 인수부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5-13 10:11:00

배터리셀업체, 전지박 내재화 가능성 낮아...높아지는 몸값 부담

[두산솔루스 홈페이지 캡쳐]

두산그룹 알짜매물로 꼽히는 두산솔루스 매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장밋빛 전망에 이견이 없는 만큼 가격부담이 높아지는 탓이다. 기업가치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는 전지박 부문은 대규모 설비투자도 필요하다. 수익관리에 초점을 두는 재무적투자자(FI)는 과감한 배팅이 어려워진다.

배터리셀업체 등 전략적투자자(SI)는 비용부담이 적은 전지박 부문 내재화 가능성이 낮다. 그나마 유력한 인수 후보인 SK그룹이 KCFT를 인수했다는 점도 딜(deal)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두산그룹은 자구안 일환으로 두산솔루스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앞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지분 가격을 두고 협의를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두산솔루스 지분 51%에 대해 6000억원을 제시(경영권 프리미엄 포함)했다.

두산그룹은 낮은 가격이라고 판단하고 공개매각으로 전환했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쟁입찰은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인수자가 동일하다는 조건에서 경쟁입찰에 붙이면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면서도 “경쟁입찰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를 빨리 매각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지박 사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지속되면서 시간을 끌수록 매각가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산솔루스 가치 결정 핵심은 전지박(동박)과 OLED소재 부문이다. 이중 전지박은 설비투자가 성장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요소다. 두산솔루스는 전지박 1만t 생산설비를 위한 투자를 완료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되면서 매출에 일조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1만5000t이 추가 증설되면서 생산량은 총 2만5000t으로 확대된다. 차입계획은 구체화돼 있지만 두산그룹 투자여력을 감안하면 이후가 문제다.

전지박은 배터리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순히 전기차 등 낙관적 전망에 기댄 것만은 아니다. 기술력 부문 진입장벽 존재로 공급 자체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전기차 1대당 소재 투자비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전지박이 30.4%로 가장 높다. 양극재와 음극재는 각각 27.9%, 23.0%다. 전기차 1대당 소재 자본적지출(CAPEX)은 63만원으로 양극재(63만원)와 같으며 음극재(36만원) 대비 2배 수준이다.

투자 대비 이익으로 본다면 전지박은 매력적인 사업이지만 CAPEX 전체 규모로 보면 상당한 부담이다. 1만톤 생산 기준 CAPEX는 양극재 700억원, 음극재는 600억원이지만 동박은 1500억원이다.

두산솔루스 인수주체는 성장을 위해 설비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낙관적 전망에도 CAPEX 부담을 감안하면 인수를 위한 오버 배팅은 쉽지 않다. CAPEX 부담은 전지박 공급 부족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투자를 망설일 때 경쟁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나선다면 시장점유율은 떨어진다. 고객사인 배터리셀업체 수요에 따라 주문량이 크게 변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가 대기업과 같은 전략적투자자(SI) 대비 두산솔루스 인수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SI라고 해서 인수에 적극 나선다는 보장도 없다. 배터리셀 기업 고객사는 완성차업체다.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용량과 출력을 중시하는데 그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양극재다. 물론 전지박도 배터리용량에 영향을 미치지만(얇을수록 용량이 확대됨) 배터리셀업체 입장에서 비용부담이 크지 않아(원재료 비용 기준 7% 차지) 내재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두산솔루스 유력 인수자로 SKC가 떠오른 배경에는 지난해 인수한 KCFT(전지박 사업 영위)가 있다. 최근 SKC는 전지박 증설을 발표한 가운데 두산솔루스 기술력보다 생산시설(헝가리공장 1만톤t생산)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CFT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KCFT 인수로 대규모 자금유출이 발생했다는 점도 추가 인수합병(M&A) 기대를 어렵게 만든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KC가 두산솔루스 인수 검토를 두고 투자설명서(TM)를 받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다소 제한적이지만 상장사인 만큼 TM을 받지 않아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SKC가 경쟁 상대인 두산솔루스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업계에서 거론된 다른 주체들도 마찬가지”라며 “중요한 것은 이들이 두산솔루스 전체가 아닌 각 사업부별 관심도가 다르다는 점으로 향후 가격결정 등에서 마찰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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