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부익부빈익빈' 항공사 지원책…LCC업계 구조조정 유도하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백승룡 기자
2020-05-21 14:38:39

기안기금 지원요건 '차입금 5000억원'…"형평성 맞지 않아"

LCC 전체 3000억원 지원…대한항공·아시아나엔 각각 조단위

텅 빈 인천국제공항.[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발표하는 일련의 항공업계 지원방안을 보면 대형 항공사는 살리돼 LCC(저비용항공사)는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스탠스로 읽힌다."

21일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방안과 관련해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한 원인은 '코로나'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한데 정부 지원방안은 대형항공사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방안에 따르면 항공·해운 등 2개 업종 가운데 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명 이상인 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기간산업 중심으로 4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던 기간산업안정기금 세부 운용방안이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총 차입금 5000억원'이라는 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우선 항공업계에서 '차입금'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좁게 보면 장·단기 차입금으로 규정할 수 있지만 넓게 보면 항공기 리스부채 등 다른 항목까지 포함되기도 한다. 실제로 차입금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LCC 중에서도 지원 업체가 달라진다.

장·단기 차입금 기준으로 삼으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만 해당되고 모든 LCC가 지원에서 배제된다. 반면 리스부채까지 차입금 범주에 포함하게 되면 LCC 중에서 제주항공(6417억원)과 에어부산(5605억원)은 지원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차입금 기준이 높아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LCC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대형항공사 위주로 반복해서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규모가 작은 LCC가 부실경영으로 차입금만 높아 지원요건에 해당되면 이는 국민정서에 부합하는지 역으로 묻고싶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1조2000억원,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LCC업계와 관련해서는 지난 2월 발표된 3000억원 외 추가 지원책은 나오지 않았다. 이마저도 3달가량이 지났지만 아직 1940억원(약 65%) 수준 밖에 집행되지 않았다.

이처럼 항공업계에 대한 지원책이 연이어 대형항공사 위주로 이뤄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LCC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허희영 항공대학교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국면은 재난 상황"이라며 "가계 재난긴급지원금까지 일괄적으로 지급한 마당에 기업에 대해서는 일부 업체만 선별적으로 살리겠다는 방침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 교수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라면 항공사 규모와 무관하게 유동성 위기를 해소시켜줘야 한다"며 "이후 구조조정 등 업계 재편과정은 시장경쟁에 따라 이뤄지도록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LCC 사장단은 금주 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측과 면담을 갖고 LCC 지원방안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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