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의혹’ KAI, 3년 만에 공모시장 복귀….시장평가 시험대

이성규 기자2020-05-22 04:27:00
한신평 '안정적'ㆍ나신평 '부정적'…재무위험 ‘평가차’ 극복 과제 주간사 한투ㆍKBㆍNHㆍ미래, 산은 인수단 참여로 부담 줄여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데일리동방]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3년 만에 공모시장에 복귀한다. 시장 경계심을 감안해 금리밴드 상단을 크게 열었다. 발행금리는 다소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전 조달금리 대비로는 낮아질 전망이다. 미매각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이자부담을 낮추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KAI(AA-, 등급전망 스플릿)는 1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는 3년 단일물이며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0.3~+0.7%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공모채시장 빅4인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담당한다. 인수단에는 한국산업은행도 참여한다.

최근 우량채를 중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KAI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국신용평가는 정기평가를 통해 KAI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신평은 국내 항공 군사사업 독점적 시장 지위, 안정적 수주물량, 양산매출에 기반한 양호한 수익성·재무안정성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나신평은 프로젝트 지연 등 이슈는 해소 단계지만 분식회계 관련 금융감독원 정밀감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관련 재판이 지연되는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체부품 실적변동성이 존재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사실상 두 신평사 판단은 재판 결과에 따른 재무위험 차이에 있다. 한신평은 이를 낮게 보고 있지만 나신평은 여전히 두들겨야 하는 돌다리로 보고 있는 셈이다. 등급전망 스플릿이 발생했지만 KAI 입장에선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 단계만 강등되도 비우량채로 전락해 조달비용이 높아지거나 공모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KAI와 주간사단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높여 기관투자자 수요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3개월 내 동일 등급(AA-) 3년만기 각 회사채 발행 사례를 보면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0.4~+0.6%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발행금리는 개별민평대비 –0.04~+0.6%포인트가 가산돼 결정됐다.

[최근 3개월 내 동일등급(AA-) 3년 만기 회사채 발행 사례 검토.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KAI가 희망금리밴드 최대치로 개별민평금리 대비 +0.7%포인트를 제시한 점도 현재 시장 분위기를 충분히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한신평이 등급전망을 올리면서 이번 수요예측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수주산업 특성상 매출액 등 인식 기준과 현금흐름 등이 더욱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량채에서는 신평사간 등급 전망 스플릿이 발생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다”며 “향후 나신평이 등급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 있지만 그만큼 검토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고 덧붙였다.

KAI가 공모채시장 빅4를 선정한 이유는 미매각 우려다. 주간사 역량을 통해 적극 세일즈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전량 미매각시 주간사단은 600억~700억원, 산업은행은 300억~400억원을 인수한다.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도 주간사가 떠 앉는 부담은 크지 않은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량등급이자 산은이 인수단으로 나서면서 수요미달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리 수준은 다소 높게 책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전 조달금리(사모기준)가 3%대에서 2%대로 하락하는 등 이자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