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권 글로벌사업 코로나 타격…하반기 타개책 '디지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20-06-16 06:05:00

코로나 피해 본격화, 1Q 포함 상반기 실적 불투명

신한·하나 '글로벌연합' 자극…본궤도 진입 기대

KB·우리·농협 공통전략 '디지털' 하반기 승부수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제공]

주요 은행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타격을 입은 글로벌 사업부문의 타개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올해의 경영화두로 '글로벌'을 내세워 저마다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는 듯 했으나 코로나19에 막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에서다.

포화상태인 국내 영업경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은행별 해외시장 공략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주춤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재도약에 나섰다며 집중하고 있다. 현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회복 탄력성 요소로 은행들은 '디지털 뱅킹' 강화를 최우선으로 꼽는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분기 글로벌 사업 실적은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된 2분기 사정을 감안하면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 대비 대체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KB, 캄보디아 프라삭 인수…신한·하나 '글로벌연합' 기대

국민은행의 글로벌 사업은 2년 전 605억원 당기순익을 올린 후 지난해 504억원으로 떨어져 올해 반등을 노렸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글로벌 경영관리체계 정비에 나선 국민은행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가와 금융시스템이 안정된 선진시장을 대상으로 '투 트랙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먼저 베트남에서는 국민은행 호치민지점의 자본금 확충으로 기업금융 기반 확대에 나선다. 서울 본점과 하노이지점 내 전담조직을 활용해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에 특화된 디지털뱅킹모델 개발이 한창으로, 현지 리테일 시장 진출을 구상중이다.

캄보디아에서 10만명이 가입한 글로벌 디지털뱅크 플랫폼 'Liiv KB 캄보디아'는 오프라인 채널과의 연계가 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결의한 후 올해 4월 지분 인수를 완료해 1대 주주가 됐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향후 프라삭의 잔여지분 30%를 추가 인수해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라며 "프라삭 인수로 글로벌전략의 일환인 아시아 리테일 네트워크 확장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홍콩, 런던, 뉴욕, 동경 등 선진국에서 우량 대기업과 투자은행(IB) 중심의 자산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일시적 영업동력이 위축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지난해 1분기(776억원) 보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100억원 늘었지만 전체 목표를 달성할지는 미지수다.

올해 3702억원의 글로벌 사업 목표를 세웠으나 1분기 실적을 감안해 단순 계산 시 목표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이에 대해 일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국가별 차별화된 디지털 영업 방안을 찾아 실행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은행측 기조는 서울 본점과 외국 현지 간 의사소통부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화상회의가 일상화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져 업무 방식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것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언택트(Untact·비대면) 업무 프로세스를 갖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 따른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20개국에 진출한 153개 네트워크와 관련, 언택트 문화에 최적화된 디지털 중심 비즈니스에 전력을 쏟고 있다. 하반기들어 글로벌 쏠(Sol·신한은행 모바일플랫폼) 등 자체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현지의 유망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와 제휴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그룹 차원의 글로벌 부문 조직 개편 등에 힘입어 비교적 선방한 상반기 실적을 하반기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기존 글로벌 채널의 성과를 기반삼아 IB금융 등 핵심 성장동력을 보강해 내실을 다지고 동시에 신규시장 진출도 추진할 복안이다.

이같은 하나은행 전략의 핵심 역시 '디지털 혁신'이다. 우선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디지털뱅크 사업을 합작한다. 이미 지분인수계약으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의 지분 20%를 보유한 2대 주주인 라인과의 협력이 시작됐다. 현지에서 구축한 사용자 베이스, 브랜드 역량,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해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중국 현지법인의 경우 기진출한 외자은행으로는 두 번째로 지난해 6월 중국의 대표 모바일 지급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에서 모바일 대출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하반기부터 알리페이의 고객자원을 디지털 상품 다양화에 접목하는 작업이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지 개인고객을 위한 모바일 채널 '1Q Bank', 모바일 송금 플랫폼 '1Q Transfer', 기업 실시간 글로벌 자금관리서비스 '1Q CMS Global' 등도 추진중이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코로나19에 대응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차세대 '코어 뱅킹 시스템'을 올해 안으로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각 계열사로 있는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이른바 '글로벌 연합' 시너지도 업권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지난달 두 그룹의 글로벌 사업 부문 협약이 체결된 이후 언제 본궤도에 오를 지, 어떤 성과를 낼 지 주목되는 가운데 경쟁사들의 자극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우리소다라은행의 내부 모습.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 그룹사 시너지 주목…농협, 농업금융 역량 현지화

우리은행은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많은 26개국에서 운영중인 452개 해외 네트워크의 디지털 영업기반 다지기에 나선다. 동남아에 집중된 네트워크의 디지털금융 관련 사업이 돋보이는데, 베트남에서 최근 출시된 '우리 WON뱅킹 베트남' 앱이 대표적인 성과다.

무엇보다 우리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은 지난해 7월 베트남 국가신용정보센터(CIC)의 신용정보와 통신사 데이터를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한 개인신용평가 모형이 적용돼 현지에서 호평을 받는다. 고객 입장에서 과거에 비해 체감도 높은 속도감과 편리성이 확보된 것이다.

캄보디아에선 모바일뱅킹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트렌드를 고려한 생체인식 기능과 생활 밀착형 결제 서비스 등이 탑재되고 현지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확대해 고객 맞춤형 금융 앱이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의 '태블릿 브랜치 서비스'는 조만간 구현된다. 이는 태블릿을 활용해 고객을 직접 찾아가 계좌개설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차별점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올해 초 업그레이드한 모바일 개인대출 서비스에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올해 취임한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글로벌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권 행장은 "해외 네트워크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찌감치 비상관리팀을 운영중으로 원격근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하반기 그룹사 간 글로벌 부문 시너지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코로나19로 제동이 걸린 6개 진출국가(홍콩·호주·중국·베트남·인도·미얀마)의 지점 인가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춘다. 경쟁사 보다 글로벌 후발주자로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농협은행의 특화사업은 '농업금융' 노하우와 생산·유통·판매 등 농업실물 부문 성공을 토대로 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농업국가와 인도를 대상으로 '상업금융+농업금융' 진출 전략을 하반기에도 이어간다. 베트남에선 현지 최대 국영은행인 아그리뱅크와 협력하며 무계좌송금 등 제휴사업을 확대에 나선다. 현지 시장조사는 물론 공동의 디지털사업모델 설계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얀마 재계 1위 HTOO그룹과는 농기계 관련 금융의 사업성을 검토하고 HTOO그룹의 금융자회사 설립안을 모색중이다. 인도에선 인도비료협동조합(IFFCO)과 농우바이오 생산종자 판매를 주선하고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IFFCO와 연계한 현지 농기업 금융상품을 개발하는가 하면 거래기반 구축도 추진된다.

손병환 농협은행장은 "농업정책금융 사업, 농기계 관련 금융, 범농협·대외기관 연계 시너지사업 등으로 한국 농업발전 과정에서의 축적된 역량을 동남아 농업국가와 인도에 접목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진출국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다양한 협력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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