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순위 하락' 중흥건설, 외형성장 해법은 M&A

기업집단 순위가 2년 새 12계단 하락한 중흥건설그룹이 20위권 기업으로 진입을 목표로 아파트뿐 아니라 도시개발사업까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떨어진 재계순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성장을 이루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 공시에 따르면 중흥건설그룹의 기업집단 순위는 자산 기준으로 올해 46위로 지난해 37위에서 9계단 떨어졌다. 중흥건설그룹의 순위는 2018년 34위를 기록한 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중흥건설그룹 자산총액은 지난해 9조5250억원에서 올해 8조4200억원으로 1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말 계열사인 시티건설을 분리한데 따른 외형축소 영향이란 것이 업계 분석이다. 여기에 규제 대상인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도 대폭 줄이며, 매출액이 축소된 점도 자산총액이 줄어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중흥건설그룹은 아파트 분양업을 영위하는 중흥종합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내부거래를 대폭 축소시켰다. 2017년 60%에 달하던 중흥건설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25.6%로 줄었으며, 중흥토건 역시 2017년 63%에서 29.5%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이 같은 내부거래 비중 축소는 계열사인 중흥토건이 공정거래위원회 규제 대상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중흥토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11년 658위에서 지난해 무려 17위로 뛰어올랐다. 이에 중흥건설그룹은 공정위 규제에서 자유롭기 위해 내부일감을 대폭 줄이는 결정을 한 것이다.

대신 주력업종 중 한 분야인 아파트 분양사업 흐름을 이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방뿐 아니라 서울 및 수도권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안정적인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중흥건설그룹은 도시정시 사업을 시작한 2015년부터 2017년(9000억원)을 제외한 모든 해에 1조원 이상의 수주를 이어 오고 있다.

올해도 목포서산온금재개발구역, 부산효성재건축, 천안문화구역, 서울봉천2구역을 비롯해 최근 대전선화1구역 재개발공사까지 따내면서 수주액 총 9431억원을 기록해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는 매출규모가 큰 도시개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사업 다각화와 현금확보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중흥토건이 시공을 맡은 경기 평택시 도일동 일원 '평택 브레인시티'는 2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도시개발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중흥건설도 충남 서산시 일원에서 공림지구 도시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흥건설그룹이 재계순위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M&A를 통한 몸집늘리기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 역시 올 초 4조원 대 현금확보를 통해 대기업 M&A를 꾀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바 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의지로 대우건설 등 대어급 매물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대우건설 자산총액은 10조2000억원으로 M&A에 성공하면 중흥건설그룹 자산총액은 19조원 가량으로 크게 높아져 단번에 재계 20위권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흥건설그룹은 아파트 사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영역을 넓혀오며 수도권에서도 인지도를 쌓는 데 성공했다”며 “그러나 지난해 시티건설 계열분리 등으로 몸집이 대폭 축소됐으며, 아파트 분양의 수익성 하락 등의 우려로 대규모 프로젝트인 도시개발로도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 재계 순위를 회복하기 어렵겠지만 중흥건설그룹이 현금확보를 통해 향후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