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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발행’ 한진칼 속내…시간 끌기 VS 경영 정상화 자신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규 기자
2020-06-19 02:03:00

조 회장 측 지분 확보 전략...투자자 입장도 고려 ‘일거양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결정한 한진칼 전략이 시간 끌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분 확보를 위해 '당장'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탓이다.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회장 측이 승리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한진칼이 BW 발행을 두고 투자자 입장에서 충분히 고려한 만큼 경영 정상화 의지가 충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항공이 과거 영광을 되찾는다면 이번 딜(deal)은 한진그룹이 새역사를 쓰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3000억원 규모의 BW를 일반 공모 방식 발행을 결정했다. BW는 채권(Bond)과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워런트(Warrant)가 합쳐진 형태로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등과 함께 대표적 메자닌 상품으로 꼽힌다.

발행수익률은 3.75%, 연 이자율은 2%다. 투자자가 발행일로부터 3개월마다 연 2%에 해당(0.5%)하는 이자를 받고 채권 만기(3년) 때 지급되는 원리금을 합하면 연간 수익률이 3.75%라는 뜻이다.

현재 BBB0 회사채 민평금리(3년물 기준)는 6%대, BBB-는 7%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부담은 최소 절반가량 줄어든다. 조달한 자금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와 차환에 쓰인다. 주관업무는 유진투자증권이 담당한다.

한진칼 신용등급은 ‘BBB0, 부정적’이다. 산업은행 등이 우량채에 이어 비우량채(A급 이하)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발행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흥행이 쉽지 않다. BW 발행에 따른 향후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에도 자금조달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다만 공모 발행으로 주주 포함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 현재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청약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발행되는 BW는 분리형이다. 워런트를 따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원태 회장 측이 향후 지분 확보 선점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전환사채(CB)로 같은 규모 자금을 조달하면 향후 주식으로 전환 시 부채가 자본으로 잡히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BW는 워런트만 매매가 가능해 부채가 전액 자본으로 전환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개선 폭은 낮아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향후 재무구조 개선보다는 지분 확보 의지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조 회장 측이 당장 부담해야 하는 자금이 크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조 회장 측 입장에선 자금마련 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BW 발행을 결정한 이유로 꼽힌다.

KCGI 관계자는 “한진칼에 자금이 급하면 하루빨리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라고 했지만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분리형 BW 공모 발행을 결정하면서 향후 적은 돈으로 워런트만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산 매각도 진행되지 않는 등 지속적으로 시간만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이번 결정을 비판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투자자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만큼 한진그룹 전반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원태 회장 의지도 높다는 것이다. 그만큼 ‘판’을 잘 짰다는 뜻이다. '항공운송' 외 계열사 매각과 구조조정을 천명한 만큼 한진칼이 추가 자금확보에 나서면 BW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지분 확보를 배제한 전략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면서도 “채권 수익률과 워런트 가격 등을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설령 행사가 이하로 주가가 낮아져도 투자자는 보유한 워런트를 팔 수 있어 만기수익률(3.75%) 플러스 ‘알파’를 가져갈 수 있다”며 “3개월마다 행사가 조정이 가능해 사실상 ‘싼값’에 팔리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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