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증언대 세운 검찰, '양도세탈루 무죄' 뒤엎을까

이범종 기자2020-06-23 16:20:00
지난해 구본능 등 총수일가 1심 ‘무죄’ 검찰, "장중 특수인간 거래효과 의도" LG측, "구조상 장중에 장외효과 불가능" 서울고법, 구본능 회장 증인신문 허용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아주경제DB]

[데일리동방]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범(汎)LG 일가 양도소득세 탈루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는다. '장내 상대매매'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검찰은 구 회장이 장중에 특정인 간 주식 거래를 하도록 실무진에 지시했는지를 캐물을 방침이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강열)는 23일 오전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구 회장 등 16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검찰이 제기한 피고인 신문 신청을 받아들였다. 

향후 검찰은 법정에서 구 회장을 상대로 구씨 일가가 주식매매를 미리 합의했는지, 그 지시가 전현직 LG그룹 재무관리팀 관계자인 김모·하모씨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 등을 물을 예정이다. 

다만 신문 날짜는 잡지 않았다. 법원은 우선 피고인들 주식 거래 업무를 맡은 NH투자증권 직원 이모씨와 한국거래소 주식시장부 심모 과장을 증인으로 불러 구 회장 일가 주식거래 관련 증언을 듣기로 했다. 이들 증언은 오는 8월 11일 진행한다. 

법원은 이씨와 심씨 증인신문 이후 따로 기일을 잡아 구 회장과 구미정·구연경씨를 상대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미정씨는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 차녀다. 구연경씨는 구광모 LG 회장 여동생이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장중에 특정인간 주식매매가 가능한지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양측은 각각 66쪽과 130여쪽짜리 의견서를 내며 상대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구 회장 등에 대한 혐의를 설명하기 위해 '장중 상대매매'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검찰은 "(구 회장 등이) 특정 가격에 몇 주를 사고팔지 정해 놓고 대부분 주식이 매수인에게 가는 효과를 노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형식상 장중에 주식을 매매했지만 실상은 장외에서 벌어지는 특수인간 거래 효과를 의도한 게 사건 실체라는 의미다.

아울러 장중거래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매도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에 변호인 측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화면에 띄운 뒤 "실제 사용해 보면 당사자가 합의한 조건으로는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거래구조상 장중에 장외매매 효과를 노릴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장중 대량매매로 인정하는 비율이 2%여야 하지만 구 회장 등이 한 거래 주식은 0.12%에 불과해 검찰이 말하는 사회통념상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도 폈다.

구 회장 등 범LG가 14명은 2007년부터 10년간 지주사 ㈜LG에 LG상사 지분을 팔아넘기면서 특수관계인간 주식거래가 아닌 것처럼 꾸며 15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현행법상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주식은 주식가액 중 20%를 할증해야 하는데 이들은 장내거래 방식으로 이를 피하는 꼼수도 썼다고 봤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특수관계인간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