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형 지주’ SK, 시작은 ‘통신’ 끝은 ‘반도체’

이성규 기자2020-06-25 09:18:00
바이오팜 상장 ‘흥행’, 주요 자회사 추가 IPO 기대 SKT 인적분할론 대세...반도체 수직계열화 초점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제공]

[데일리동방]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실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현금성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지만 성장을 뒤로 둔 것은 아니다. 주요 계열사별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가 진행되면서 예상보다 빠른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점쳐진다. SK㈜가 투자형 지주사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통신과 반도체 계열사 움직임이 주목된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을 SKT홀딩스(가칭)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후 SKT홀딩스를 지주사인 SK㈜와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핵심은 SK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승격되면서 반도체 사업부문 추가 광폭 행보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자회사를 편입하기 위해서는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 SK가 SK머티리얼즈(2015년 11월)와 SK실트론(2017년 8월)을 직접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SK는 최근 자회사인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경쟁률 323대 1을 기록하며 무려 30조8889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투자형 지주사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자회사 상장도 거론된다. 확보한 자금을 통해 추가 M&A에 나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일조할 전망이다.

특히 SK실트론이 주목된다.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성장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SK실트론 상장 후에는 SK머티리얼즈와 합병 가능성도 점쳐진다. SK머티리얼즈는 특수가스와 산업가스를 주력 제품으로 하며 국내 주요 반도체, 디스플레이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SK그룹에 편입된 후 고속성장을 이뤘다. 매출액은 2015년 3380억원에서 지난해 7722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128억원에서 2148억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또한 크게 늘었다. 오는 2021년까지 소재부문 강화를 위한 지분투자와 추가 설비투자가 지속될 예정이다. SK 자회사로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SK로 향하는 배당금도 2014년 100억원 규모에서 3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사업구조상 SK실트론과 SK머티리얼즈는 SK하이닉스 산하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SK하이닉스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SKT 인적분할)과 동시에 SK실트론과 SK머티리얼즈를 각각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SK는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활용하면서 추가 실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SK실트론 IPO 후 SK머티리얼즈와 합병은 SK머티리얼즈 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긍정적이다. 단연 SK하이닉스가 합병법인을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배구조 개편이 완성되면 SK는 기존 사업은 물론 신성장동력 확보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반도체 사업부문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 자회사들도 IPO를 준비중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사태로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SK바이오팜 사례를 보면 우려는 크지 않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합병은 SK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중 하나”라며 “순서상으로 보면 SK텔레콤 인적분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SK 가치를 높인다는 점에서 보면 반도체 계열 정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