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부동산 경기침체…신탁사 신용등급 하락 본격화될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동현 기자
2020-06-25 14:10:32

차입형 토지신탁 미분양 리스크 꾸준히 증가

신탁계정대여금 5년새 3배 '껑충'

미분양 사업장 관리 및 자산관리가 신용등급 유지 'Key'

[사진=대한토지신탁 제공]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토지신탁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을 지적하고 나섰다. 과거 부동산신탁사들의 성장을 견인한 차입형 토지신탁이 하강국면을 맞으면서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2일 대한토지신탁의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하향조정했다. 대한토지신탁이 대표적인 차입형 부동산토지신탁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입형 사업의존도가 높은 다른 신탁사(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들의 향후 신용등급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차입형 신탁사업은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지난 2016년 신탁사들의 외형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전국적으로 부동산 투기열풍이 확산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뿐 만 아니라 지방시장 역시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공사비 등의 사업비를 신탁회사가 직접 조달하는 방식이므로 미분양 물량이 많아지면 자금회수가 어렵고 이자 비용이 늘어나는 등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부동산시장의 광풍이 불어닥치며 신탁사들이 과감하게 리스크를 안고 공격적인 수주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차입형 토지신탁 신규수주가 부동산규제가 본격화 된 지난 2018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7년 5928억원에 달하던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는 지난해에는 2700억원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지역 양극화 심화 등으로 인해 지방을 중심으로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신탁사들의 재무건전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이 지난 2018년 강원도 고성에서 분양한 '봉포 스위트엠 오션파크' 조감도. 이 단지는 당시 고분양가 논란 등으로 인해 대거 미분양을 기록했다.[사진=대한토지신탁]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방 주택 미분양은 지난해 10월기준 4만 가구를 넘어섰다. 이후 수도권 부동산시장 규제로 인해 지방시장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로 올해 4월에는 2만 8000호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일시적 회복세를 보이던 지방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 위축으로 다시금 시장 침체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업장의 미분양이 지속되면 금융비용 증가와 미분양물건에 따른 가치하락이 불가피하다. 일반적으로 분양 수입은 계약금(10%), 중도금(60%), 잔금(30%) 등 총 8회차에 걸쳐 유입되는 반면, 사업비 지출은 공사 진행에 따라 2~3개월 간격으로 지급된다.

결국 수입과 지출 시점의 불일치로 자금 부족분이 발생하게 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부동산신탁사가 신탁계정대여금의 형식으로 자금을 투입한다.

또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은 준공시점에 자금 소요가 최대치에 달한다. 공정률이 90%를 넘어선 사업 후반부에 지출되는 자금이 총 지출의 30%에 달하지만, 수입의 30%를 차지하는 잔금은 입주 시점이 되어서야 유입되기 때문이다.

결국 미분양이 발생되고 입주시기에 예정된 금액이 유입되지 못하면 신탁계정대여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신탁사가 고스란히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미분양 기간이 오래될 경우 가치 하락으로 인한 할인분양 진행 등으로 인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차입형 부동산신탁사(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의 신탁계정대여금은 3조 2613억원이다. 이는 지난 2015년 말 7704억원의 4배 수준이다.

자기자본 대비 신탁계정대여금 비율도 같은기간 76.2%에서 2019년말 166.9%로 대폭 상승했다.

결국 신탁사들이 신용등급 하락을 면하기 위해서는 올해 본격화 되는 준공사업장의 적체해소와 미분양리스크 관리가 결정적인 영향 미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차입형 사업의 손실이 커지면서 신탁사들이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 책임준공확약형 등 상대적으로 위험성 낮은 사업으로 다각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비중이 낮은 상황이다"며 "재무 레버리지 상승 통제와 미분양 준공사업 적체 해소 여부가 차입형 부동산신탁사의 실적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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