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주요 계열사 줄줄이 등급 강등...중공업 펀더멘탈 악화가 원인

이성규 기자2020-06-30 18:56:00
인프라코어 제외 ‘부정적’ 꼬리표...추가 강등 가능성도

[두산인프라코어가 는 지난해 첫 선을 보였던 미래형 건설현장 종합관제 솔루션 ‘Concept-X’ 시연 모습.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제공]

[데일리동방] 두산인프라코어를 제외한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 신용등급이 한 단계씩 강등됐다. ‘부정적’ 꼬리표가 달리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30일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 신용등급 정기평가 결과, 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에 대해 사업기반 약화, 재무안정성 저하, 실적부진 전망을 반영해 BBB0에서 BBB-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부여됐다.

두산중공업 모회사인 ㈜두산은 두산중공업 신용도 하락 영향으로 신용등급은 A-에서 BBB+로,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두산퓨얼셀은 두산 신용도가 적용되면서 BBB+에서 BBB0로 한단계 하락했다. 두산건설 역시 BB0에서 BB-로 변경됐다. 영업실적 개선에도 과도한 재무부담과 유동성 위험 등이 지목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BBB0를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은 ‘안정적’에서 ‘유동적’으로 변경됐다. 양호한 영업실적과 재무안정성 개선은 인정되지만 그룹 재무구조 개선방안 이행에 따른 계열부담, 사업구조 등 변화가능성을 감안한 조치다.

그룹 전반 신용도를 끌어내린 가장 큰 원인은 단연 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친환경 발전설비 구축 기조와 국내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수주가 감소했다. 발주자 우위 시장 환경, EPC업체간 경쟁심화로 프로젝트 채산성도 저하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전력예비율 상승 등을 감안할 때 국내외 신규발주 이연 가능성이 높고 수요환경 개선도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두산중공업 여신 제공과 관련해 두산은 장부가 기준 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담보를 제공했다.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재무적 통합도가 상승한 이유다. 두산은 지난해 하반기 성장동력사업으로 육성하던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고 면세점 특허권을 포기하는 등 사업포트폴리오가 약화됐다.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와 계열사 디비씨(DBC) 지분인수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

[두산그룹 계열사 신용등급 변동 내역. 사진=한국기업평가]


두산건설은 지난 2018년 대규모 대손충당금 설정에도 잔존 영업채권에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기미착공 사업 관련 보증채무 현실화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4~5월에 걸쳐 화성반월과 천안성성 사업장 매각해 2000억원 가량 현금이 유입됐으며 연내 창원2공장과 계열사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중이다. 6월에는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 밸류그로스를 설립하고, 일산제니스 상가, 인천학의, 칸리조트, 공주신관 사업장 관련 미회수채권을 이관했다. 이후 밸류그로스의 종류주식 30.5%를 두산큐벡스에 매각해 800억원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했다.

그러나 차입금 만기가 대부분 3개월 이내로 단기화돼 있어 유동성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중공업 자회사지만 계열 지원부담이 상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두산중공업 재무여력 소진, 두산은 자산과 수익 규모가 작아 그룹 전반 지원에 나서기 어렵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9년 4월 장외거래를 통해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이 보유한 디비씨 지분을 매입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밥캣도 두산과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수지기술원을 매수했다. 올해 1분기에는 두산큐백스 증자에 두산인프라코어가 310억원, 두산밥캣코리아가 50억원 규모로 참여하기도 했다.

김동혁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와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자산매각을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으며 원활한 이행시에는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방안의 매각대상 및 매각순위가 유동적이며 실제 진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어 한기평이 조정에 나서면서 등급 스플릿이 해소되는 모습이다.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만큼 추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없는 상황이다. 자구안 이행 여부에 따라 등급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