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저금리·코로나' 영향 뚜렷…예금 빠지고 신용대출 급증

저금리 기조 속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영향을 받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이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은행권 신용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2일 업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6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633조914억원으로, 전달 보다 10조6785억원 줄었다. 3월 652조3277억원을 기록한 이들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가 형성된 후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도 0%대로 떨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도 이같은 정기예금 이탈에 한몫하고 있는데, 여유·투자 자금 성격의 예금이 빠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 지속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시기 요구불 예금 잔액은 566조3160억원으로, 전달 대비 24조3628억원이나 늘어 정기예금과 대조를 이뤘다.

요구불 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예금자가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게 특징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은행 통장에 쌓여있는 돈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5대 은행이 개인에게 내준 신용대출 규모는 지난달 급증했다. 지난달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17조5232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2조8374억원 늘었다.

이들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증가폭은 지난 3월 2조2000억원, 4월 5000억원, 5월 1조원 등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차주들이 5대 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이 반년 새 7조6000억원 늘어나 것에 해당한다.

이처럼 신용대출의 증가는 저금리와 코로나19 영향 탓도 있지만 최근 부동산(주택담보)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느슨한 신용대출에 고객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부동산 대책의 풍선효과가 은행권에서도 분명해지면서 은행들은 일부 상품의 한도 조정에 나서며 대출이 몰린 상품에 대한 내부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소득 대비 한도 비율을 낮췄고, 우리은행도 이달 중 상품 한도 조정여부를 결정한다. 다른 은행 역시 한도나 금리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